|
|
|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울버햄턴 공격수 황희찬의 가치가 올해 여름에는 더욱 치솟을 수 있다. 이미 그를 바라보는 빅클럽의 시선이 뜨겁다.
토트넘은 지난 10월부터 황희찬 영입 가능성이 등장했었다. 영국 매체 '더부트룸'은 '토트넘이 이번 여름 원했던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토트넘 팬들은 지난 시즌이 비참하게 끝날 무렵 황희찬 이적설이 불거졌을 때 그다지 기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잊을 수 있지만, 토트넘의 지난 5월은 엉망진창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어리그에서 57경기 8골을 넣은 선수와 연결된다고 해서 팀 분위기가 달라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황희찬과 계약하지 않았다. 어쩌면 영입했어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토트넘이 황희찬 영입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
재계약 체결 이후 게리 오닐 감독은 지난 웨스트햄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기쁨을 직접 밝혔다. 오닐은 "그는 매우 열심히 일했고, 나와 코치진, 동료들이 여기 온 이후로 모든 것을 제공했기에 우리는 그를 보며 기쁘다. 그리고 그는 정말 중요한 골도 넣었다. 그를 오랫동안 팀에 둘 수 있어 기쁘다"라고 언급했다.
|
당초 황희찬의 가치는 크게 높지 않았다. 황희찬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1800만 유로(약 250억원)로 평가받았다. 최근에서야 2200만 유로(약 310억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최근 공개된 아시아 선수 몸값에서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해당 순위에서 1위는 6000만 유로(약 860억원) 구보 다케후사, 2위는 같은 6000만 유로에 김민재가 올랐다. 3위에 미토마 가오루와 4위 손흥민도 5000만 유로(약 716억원)로 황희찬보다 높았다. 황희찬은 도미야스 다케히로, 이토 히로키 등에도 밀리며 7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은 황희찬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평가액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토크는 '오닐 감독의 주된 성공 이유 중 하나는 공격수 황희찬의 훌륭한 폼이다. 황히찬은 라울 히메네스와 디에고 코스타가 떠난 울버햄턴의 주 공격수로 올라섰고, 그 변화가 놀라운 효과를 가져왔다. 황희찬은 리그에서 10골을 넣었고 3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2021~2022시즌 5골을 넣었던 최고 기록을 지웠다'라고 전했다.
이어 '울버햄턴은 그의 활약에 기쁠 것이다. 하지만 블행하게도 이는 빅클럽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리버풀과 토트넘이 황희찬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그의 활약에 감동했고, 결과적으로 이적에 앞서 그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팀토크는 황희찬의 예상 이적료에 대해 '황희찬이 올 시즌 이후 리버풀이나 토트넘에 합류한다면 울버햄턴은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28년 여름까지 이어지는 긴 계약으로 인해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울버햄턴은 황희찬 영입을 위해 1300만 파운드(약 215억원)를 지출했다. 울버햄턴은 아직 확실한 가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의 현재 폼을 고려하면 5000만 파운드(약 827억원) 이상으로 설정돼도 놀랍지 않다'라며 울버햄턴이 막대한 이적료를 요구하기에 충분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황희찬과 울버햄턴이 2028년 여름까지 계약에 합의하고 막대한 연봉 인상까지 이번 재계약에 포함됐기에, 황희찬 영입을 노리는 리버풀과 토트넘 등은 이적료와 연봉 투자에 큰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황희찬과 비슷한 사례도 존재한다. 브라이턴 소속이었던 미드필더 모이세스 카이세도는 지난 2023년 1월 당시 아스널과 첼시의 관심을 받아 이적을 추진했지만, 브라이턴이 이를 모두 거절하고 재계약을 맺었다. 이후 카이세도는 다시 한번 빅클럽의 관심을 받으며 겨울 이적시장보다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첼시로 향하게 됐다. 카이세도의 사례를 고려하면 황희찬도 재계약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이적료로 팀을 떠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
리그 개막 후 빠른 시점에 마수걸이 득점을 터트리며 게리 오닐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을 상대로 득점하며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점차 기회를 늘려간 황희찬은 자신에게 온 출전 기회를 절대 놓히지 않았다.
리그 4라운드부터 본격적인 득점 행진이 시작됐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버풀을 상대로 모두 득점을 터트리며 탁월한 골감각을 과시했다. 심지어 그간 황희찬의 발목을 잡았던 부상 우려도 쉽게 그를 막지 못했다. 황희찬은 3라운드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4라운드 팰리스전에서 곧바로 팀에 복귀해 교체로 출전하여 득점까지 터트리는 기염을 선보였다.
이후에는 무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적립도 성공했다. 리그컵 3라운드 입스위치전, 맨체스터 시티전, 애스턴빌라전, 본머스전, 뉴캐슬전,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황희찬의 종횡무진 활약이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맨시티전에서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을 기록했는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로 '코리안가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자신의 이름을 EPL에 더욱 널리 알렸다.
뉴캐슬전과 셰필드전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적립한 그는 뒤이어 풀럼전과 번리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공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울버햄턴이 시즌 초반부터 페드루 네투의 부상과 여러 선수의 부진으로 선발 공격진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도 황희찬의 자리는 굳건했다. 시즌 첫 멀티골도 기록했다. 황희찬은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전반 14분과 전반 28분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후 허리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쉽게 털고 일어났다. 아시안컵 참가 전 마지막 경기인 에버턴전에서도 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울버햄튼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통계업체 옵타는 지난 풀럼전 이후 공식 SNS를 통해 '황희찬은 울버햄튼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5골을 넣은 7번째 선수다'라고 전했다. 황희찬 이전에는 케빈 도일(2011년), 스티븐 플레처(2011년), 맷 자비스(2012년), 라울 히메네스(2019년), 디오구 조타(2020년), 후벵 네베스(2022년)가 15골을 기록한 바 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득점력에 대해 "황희찬이 그렇게 많은 골을 넣은 이유는 그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나에게 달려 있지 않다"며 "그는 대단한 자질을 갖고 있다. 팀 구조가 그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특정 지역에 있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알고 있으며, 그는 공을 오래 갖고 있지 않으며, 아주 관리를 잘한다. 팀은 특정 방식으로 경기장에서 골문 앞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황희찬은 이런 방식을 따라 특정 지역에 도달하면 골을 넣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황희찬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했다.
|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황희찬의 지난 두 시즌 득점과 올 시즌 득점 기록을 비교했다. 지난 2021~2022시즌 울버햄턴에 합류한 황희찬은 두 시즌 동안 터트린 골이 8개에 불과하다. 총 57경기에 출전, 8골을 터트렸는데 올시즌엔 완전히 바뀐 경기력을 선보이며 19경기 10골을 기록 중이다. 황희찬은 이미 골 전환율에서는 올 시즌 리그 최상위권이다.
지난 10월에도 프리미어리그 공식 SNS가 '황희찬은 올 시즌 득점 선수권 선수들 중 골문 앞에서 가장 깔끔하다'라며 황희찬의 골 전환율에 주목했다. 당시 황희찬은 41.7퍼센트의 골 전환율로 리그 1위에 올랐는데, 황희찬 아래에는 알렉산더 이사크, 손흥민, 엘링 홀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자리했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도 '손흥민과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골과 기대 득점 사이에서 가장 긍정적인 차이를 기록했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의 어떤 선수보다도 골과 기대 득점의 차이가 크다'라며 황희찬의 골 결정력을 호평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황희찬에 대한 구단들의 관심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또한 리버풀과 토트넘 모두 공격진 보강이 필요하기에 황희찬이 활약만 꾸준히 이어간다면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실제 제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영국의 스포츠바이블은 이번 리버풀의 황희찬 영입 관심에 대해 '리버풀이 EPL에서 가장 유능한 선수 중 한 명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리버풀은 1월 이적시장이 열리고 EPL에서 가장 똑똑한 선수 중 한 명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스카우트들이 올 시즌 황희찬의 활약에 놀랐다고 알려졌다. 황희찬은 아시안컵을 위해 떠나며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것이 예상되지 않는다'라며 황희찬이 리버풀이 여름에도 노릴만한 뛰어난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뜨거운 '코리안가이' 황희찬에 주가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오르는 가운데, 아시안컵 이후에도 황희찬이 이런 활약을 이어간다면 황희찬이 엄청난 이적료를 기록하며 빅클럽으로 떠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