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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 핫스퍼 주장 손흥민(31)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카리스마를 발휘해 선수단을 휘어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마치 친형처럼 어린 후배들까지 하나 하나 알뜰하게 챙기는 편이라고 알려졌다.
미러는 '히샬리송이 최근 3년 만에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지만 손흥민은 그에게 일관성을 요구했다. 히샬리송이 계속해서 골망을 흔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매우 이례적으로 특정 선수를 언급하며 분발을 요구했다. 손흥민은 공개적인 인터뷰를 통해 동료들을 칭찬했으면 칭찬했지 아쉬운 속내를 내뱉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렇다고 해도 팀 동료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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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모두가 히샬리송이 부활해 기뻐했다. 하지만 그는 토트넘에서 뛴다면 골을 더 많이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팀 스트라이커가 되려면 15골 이상 기록해야 한다. 그는 골을 향한 열망이 대단한 선수다. 히샬리송이 계속해서 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의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일부러 승부욕을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팀의 리더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올해 처음 주장 완장을 찼지만 이미 노련한 '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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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주 전만 해도 손흥민은 히샬리송을 띄워줬다. 히샬리송은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작 1골에 그쳤다. 이번 시즌도 잔부상에 서덕이며 15라운드까지 2골이었다. 10일 열린 16라운드 뉴캐슬전에 2골을 폭발하며 침묵을 깼다. 손흥민은 기다렸다는 듯이 히샬리송을 칭찬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 후 "박스 안에서는 히샬리송이 나보다 훌륭하다. 그가 정석적인 스트라이커다"라며 용기를 심었다. 히샬리송은 1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전 1골, 18라운드 에버턴전 1골을 터뜨렸다. 히샬리송이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자 이번에는 채찍을 들었다.
토트넘 공격진은 시즌 내내 위기다. 마노 솔로몬과 이반 페리시치가 부상으로 아웃됐다. 히샬리송과 브라이언 힐은 부진했다. 손흥민이 데얀 클루셉스키와 브레넌 존슨을 이끌고 간신히 버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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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포지션을 대신할 사람은 히샬리송 밖에 없다. 그나마 히샬리송이 살아난 점이 토트넘으로서는 천만다행이다. 손흥민은 자신이 없는 동안 히샬리송이 공격진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쓴소리를 남기지 않았을까.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