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가 본격 여정에 돌입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클린스만호의 로드맵도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28일 용산 CGV에서 아시안컵에 나설 26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이어 클린스만호 본진은 다음 달 2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나 아부다비에서 현지 적응을 위한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은 아부다비에서 클린스만호에 합류, '완전체'를 이루게 된다.
최종 평가전 상대도 공개됐다. 대표팀은 1월 6일 아부다비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10일에는 아시안컵이 열리는 결전지 카타르로 입성한다.
|
|
이번 대회에 나서는 클린스만호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우승이다.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은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국은 본선 진출국 4팀(이스라엘, 남베트남, 대만)과 4강 리그전을 치렀다. 3전 전승 1위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한국은 아시아 맹주로 자리매김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시안컵만큼은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게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UAE에서 열린 2019년 대회에서는 카타르에 발목이 잡혀 8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11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 2차전을 마무리한 클린스만호는 이제 1월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2024년 아시안컵으로 시선을 돌린다. 아시안컵은 클린스만호의 1차 시험대다. 북중미월드컵 8강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을 통해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도 중요한 테스트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과 협상하며 아시안컵 무대가 중간고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을 전했고, 클린스만 감독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각종 논란을 낳았다. 국내 상주를 약속했지만, 잦은 외유로 도마에 올랐다. 국내에 없으니 당연히 K리그를 면밀히 관찰하기 어려웠다. 그 사이 미국에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 대표팀과 상관없는 토트넘,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를 분석하는데 열중하는가 하면, 유럽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에도 다녀왔다. 대표팀 명단 발표도 사라졌다. 9월 유럽 2연전이 정점이었다. 소집 기간 중 친정팀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자선경기에 출전하겠다고 떼를 쓰는가 하면, 아들을 위해 웨일스 주장 애런 램지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외국인 사령탑 중 최장인 6경기만에 첫 승을, 그것도 우여곡절 끝에 달성한 클린스만 감독은 "오라고 해서 왔다"는 말과 함께 한국에 들어온지 5일만에 다시 미국행을 택하며,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심지어 튀니지전에서는 선수단 소개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마이웨이'를 택한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겠다며 "결과를 통해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가 바로 '아시안컵'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줄곧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고, 자신이 있다"고 천명한 바 있다.
|
|
이강인은 파리생제르맹에서도 알아주는 테크니션으로,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강인은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한국을 넘어 세계 최정상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다. 몸값 역시 최고 수준인데다, 명문 바이에른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지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바이에른 데뷔골을 터뜨렸고, 최근 독일 언론으로부터 깨어난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 등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의 전성기에 치르는 마지막 아시안컵인만큼, 이번이야 말로 우승 도전의 적기로 여기고 있다. 초반 헤매던 클린스만호는 유럽파들의 그라운드 내 자유로움을 최대한 살린 '자유축구'로 분위기를 바꿨다. 5연승에 성공했다. 이 기간 동안 전에 없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면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 이란, 호주 등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스쿼드 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만큼,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다.
|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월 A매치부터 연속성과 지속성을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카타르 아시안컵은 기존 멤버 위주로 꾸릴 예정이다. 어느 정도 그림을 그렸다. 메이저대회에 가까워질수록 지속성이 중요하다. 뼈대가 되는 선수 8명~10명은 부상없이 아시안컵까지 같이 가길 바란다. 이 뼈대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10월과 11월 명단을 비교하면, 골키퍼 송범근(쇼난 벨마레)의 복귀,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갈 수 있는 박진섭(전북 현대)의 발탁 정도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부터 연승에 성공했던 기존 멤버들에게 큰 신뢰를 보였고, 예상대로 아시안컵까지 이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차 명단이 이를 잘 보여준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거 가운데는 조현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문선민 김진수(이상 전북) 이기제(수원 삼성) 이순민(광주FC) 등 11명을 택했다. 시즌을 마친 J리그의 송범근도 승선했고, 휴식기의 유럽파도 함께 한다. 독일의 이재성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세르비아의 황인범, 덴마크의 조규성 등이 소집된다. 총 16명이다.
|
|
|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서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함께 E조에 속했다. 대진표상 이란과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8강전이 첫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고, 일본과는 결승에서 격돌할 공산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