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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점수로 따지면 100점 만점에 65점이다."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김천은 1대0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부산이 청주를 1-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청주가 동점골을 넣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김천이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정 감독은 "후반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에게 전술적인 부분을 얘기했다. 팀 응집력을 위해 부산의 상황이 0-0이라고 얘기했다. 중간에 얘기를 들어 보니 부산이 골을 넣어 1-0으로 앞섰다. 동요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 주장인 원두재가 살짝 다가와 '아직 0-0이죠?'라고 물었다. 사실 1-0이었으나 0-0이라고 말했다. 속으로 '큰 일 났다. 욕 먹을 짓을 했다. 실례가 아닌가' 싶었다. 원두재가 마지막까지 동료들을 독려하며 승리할 수 있게 했다"며 "경기 뒤 속으로 '서프라이즈가 있을까' 잠시나마 생각했는데 관중석에서 함성이 나와서 놀랐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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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김천이 군 스페셜 팀이다보니 일반 팀과 다른 부분이 있다. 지도자로서 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초등학교팀부터 상무까지 다해본 것 같다. 대회에서 준우승을 많이 했다. 나에게 우승이라는 것이 올까 생각하기도 했다. 사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끝나고 '나에게 감독으로서의 행운은 소진됐나' 싶었다. 프로 감독 4년 차다. 앞서 3년 동안 (승격) 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더욱이 마지막 경기가 이랜드라서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19년 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친정팀' 이랜드로 자리를 옮겨 지도자 생활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랜드에서의 3년은 우여곡절의 시간이었다.
정 감독은 "더 큰 꿈을 꾸기보다는 오늘 한 경기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마무리가 잘 된 것 같다. 선수들은 프로로서 경기장에 임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이왕이면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올 시즌 중간에 팀을 맡았다. 100점은 아니고 65점을 주고 싶다. 내년에 K리그1 초보로 도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