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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승은 현대제철(어우현).' 챔피언결정전 때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WK리그의 과학. 하지만 수원FC위민엔 자신이 속한 팀을 어김없이 우승으로 이끌어온 '불굴의 마법사' 지소연(33)이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지소연에 대해 "나도 여자축구계에서 9년째인데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선수, 감히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 내가 이 선수를 가르칠 수 없다. 세계 최상위 월드클래스 선수다. 경기장서 볼 때마다 같은 축구인으로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다치지 말라'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다"라고 평했다.
고베 아이낙, 첼시위민 등 가는 팀마다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던 '마법사' 지소연은 역전승 후 인터뷰서도 냉정을 잃지 않았다. 2골차 승리에도 안방에서 지난 10년간 챔피언 자리를 놓친 적 없는 인천 현대제철과의 최종 2차전, 결코 방심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김칫국 마시지 않기로 했다. 우승 '우'자도 안 꺼내고 있다. 지난 11년간 챔피언결정전에서 뛰고 있는 팀이다. 방심해선 안된다. 2차전 끝날 때까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간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려온 지소연에게 수원FC 위민 우승의 의미를 물었다. "우리 수원 선수들이 계속 도전을 했고 고배만 마셨다. 도전이 결실을 맺는 순간, 그 경험을 다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 누군가는 독주를 끊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승이 이런 기분이란 걸 모두가 알게 됐으면 한다. 한번 해보면 계속 욕심이 날 것이다. 나도 동료 한국선수들과 함께 하는 첫 우승컵을 꼭 들어올리고 싶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