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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가 '이주의 팀'을 싹쓸이 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김민재에게 7.93점의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점과 함께 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했다. 스카케(다름슈타트), 보니페이스(레버쿠젠), 기라시, 자네. 프뢰멜, 호프만, 코망, 베르나르두(보훔), 파초(프랑크푸르트), 리에만이 이름을 올렸다. 최고 평점은 9.91점을 받은 코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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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9일 독일 뮌헨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SC프라이부르크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서 킹슬리 코망의 멀티골과 르로이 사네의 득점을 앞세워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바이에른은 개막 후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승점 3을 추가한 바이에른은 5승2무, 승점 17로, 레버쿠젠(승점 19)과 슈투트가르트(승점 18)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프라이부르크는 승점 10에 머물며 9위로 내려섰다.
김민재는 이날 선발로 나와, 또 한번 풀타임을 소화하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재는 이날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92%, 키패스 1회, 롱패스 2회, 가로채기 3회, 리커버리 10회, 공중볼 승률 100% 등을 기록했다. 평점도 8.3점을 받으면서 득점을 터트린 코망(9.2)과 사네(8.5)에 이어 팀내 평점 3위를 기록했다. 소파스코어도 수비진에서 가장 높은 7.8점의 평점을 줬다. 알폰소 데이비스가 7.5점,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우파메카노는 7.3점을 받았다. 특히 김민재는 후반 3분 프라이부르크 윙어 막시밀리안 필리프의 박스 안 돌파를 강력한 몸싸움으로 막아내며, 바이에른 팬들의 기립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날 플레이로 자신을 향한 기류를 확실히 바꾸며, 팀내 핵심 수비수로의 입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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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 볼 것은 패스기록이었다. 옵타에 따르면 김민재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단일 경기 최다 패스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무려 171번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옵타는 '2019년 2월 레버쿠젠의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가 뒤셀도르프전에서 178번을 성공한 후 최다 기록'이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수뇌부도 감탄했다. 10일 독일 스포엑스는 '바이에른의 디렉터 크리스토프 프로인트는 "김민재가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민재의 패스 능력은 정말 압도적이다. 여기에 수비 능력은 기본으로 탑재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프로인트는 "김민재는 영입 당시부터 뛰어난 선수였다. 심지어 그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며 "특히 축구와 훈련에 전적으로 집중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지난 코펜하겐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전 맹활약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며, 자신을 향한 기류를 완전히 바꿨다. 김민재는 최근 위기였다. 바이에른은 1일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바이에른은 이날 무승부로 개막 후 6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지만, 순위는 3위로 추락했다. 바이에른은 이날 수비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전반 20분 로이스 오펜다에게 선제골을 내준 바이에른은 6분 뒤 카스텔로 루케바에게도 골을 허용했다. 후반 12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추격골과 25분 르로이 자네의 동점골로 가까스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태클 2회,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2회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도 92%를 찍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6.5를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의 평점은 7.3이었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최다인 11번의 리커버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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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감독은 "계획을 실행하고 공간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실수도 너무 많았다. 경기가 너무 느리고 정적이었다. 엉성한 수비도 있었다. 그래도 후반에는 더 좋아졌다. 정신력, 경기 속도, 투지 등이 나아졌다. 우리가 돌아올 자격이 있었던 이유"라고 했다. 독일 키커는 '투헬 감독이 선제 실점 상황에서 뮌헨의 수비 듀오인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투헬은 "김민재는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는 김민재를 지키는 걸 고사하고, 나가서 공간을 내줬다"라고 둘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 '독일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까지 가세했다. 마테우스는 바이에른과 독일 대표팀의 전설적인 존재다. 그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에 근접한 기량은 아니며,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에서 그가 해낸 업적을 고려하면, 내가 그에게 거는 기대에 아직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마테우스가 친 김민재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비판이다. 그는 김민재가 바이에른행을 확정짓기 전인 지난 6월 개인 칼럼을 통해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정말 좋은 이적이다. 그는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고, 그 이유만으로도 그는 바이에른에 매우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뤼카 에르난데스 대신 바이에른에 합류하는 김민재가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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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럽에서 진행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2연전을 소화한 김민재는 다시 바이에른의 괴물로 변신했다. 초반 선두 경쟁의 분수령으로 꼽힌 레버쿠젠전(2대2 무)에서도 90분을 모두 뛴 김민재는 주중 맨유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4대3 승)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김민재는 매경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맨유전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카이저'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카이저는 바이에른의 절대적인 레전드, 프란츠 베켄바우어가 갖고 있는 별명이다. 그만큼 확실한 수비의 핵으로 자리매감하는 분위기였다.
김민재는 보훔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 76회, 패스 성공률 94%, 클리어링 10회 등 단단한 수비력을 입증했다. 파트너를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우파메카노로 바꿔가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수비력을 펼쳤다. 바이에른은 투헬 감독 체제 하에서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7대0 대승을 거뒀다. 김민재의 활약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올렸다. 하지만 라이프치히전 부진으로 김민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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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은 김민재와의 만나며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다. 투헬 감독은 첼시 시절부터 김민재를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첫 만남에서 김민재를 보자 다가가 활짝 웃으며 끌어안아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는 볼까지 쓰다듬었다. 얼마나 김민재를 원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헬 감독은 "만나서 반갑다. 정말 기쁘다. 넌 정말 잘할거다. 확신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기회가 될때마다 김민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진정한 남자다. 키도 크고 스피드도 빠르다"고 칭찬하면서 "이곳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 김민재와 몇 번 영상통화를 했다. 그는 이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를 사랑한다"라며 "그는 너무 침착하고, 바르다. 그의 표정, 멘탈, 게임, 패스까지 너무 루즈하지도 않고, 높지 않으며, 특이하지도 않다. 이는 내가 빌드업에서 정확히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좋다"고 했다. 이어 "김민재에게 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말 좋다. 그의 수비는 매우 용감하고 빠르다. 팀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김민재는 항상 어깨 너머로 도울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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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조합으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페네르바체, 나풀리에서 적응기 없이 완벽한 활약을 펼쳤던 김민재는 확실히 바이에른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군사훈련 여파를 빼놓을 수 없다. 김민재는 올 여름 군사훈련을 다녀왔는데, 이후 몸무게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기성용의 경우 "군사훈련 후 6개월 동안 몸이 힘들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곧바로 프리시즌에 합류한 후 경기까지 나섰다. 중간중간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했다. 이전에도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던 김민재였던만큼, 여파가 남아 있을 수 있다. 확실히 지금 김민재는 스피드나 파워에서 예전만 못하다.
성장통일수도 있다. 분데스리가는 앞서 언급한 튀르키예, 이탈리아와는 또 다른 무대다. 압박의 강도가 남다르다. 바이에른이 좋은 팀이기는 하나, 풀어가는 스타일도 다르다. 공격적인 수비를 했던 이전 팀과 달리, 지금 투헬 감독의 스타일은 김민재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야생마처럼 여기저기를 누비며 공격적인 수비를 했던 것과 달리,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후방에서 주로 지키며 커버를 하는데 주로 쓰고 있다. 김민재가 이 역할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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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2022~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이 선택은 결국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생소한 왼쪽 센터백으로 선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한 김민재는, 각종 통계 사이트에서 세리에A 센터백 중 평점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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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다.
김민재는 이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5번째 쾌거다. 2002년 설기현과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이 2번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수비수로는 최초 선정이다. 아시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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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번 명단에 포함된 수비수는 김민재를 포함해 단 3명 뿐이다. 맨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후벵 디아스와 '천재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 뿐이다. 김민재의 활약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재는 결국 스스로 다시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김민재는 4일 덴마크 코펜하겐 팔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코펜하겐과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서 선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맹활약으로 다시 한번 가치를 입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평점 7.7로 경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볼 터치만 무려 115회였고, 패스 성공률은 92%에 달했다. 클리어링 5회, 블록 1회, 인터셉트 3회, 태클 1회, 결정적인 차단 1회 등 최고의 수비력을 과시했다. 지상 경합 성공 1회, 제공권 경합 성공 5회 등 피지컬적으로도 우월한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7.4점을 부여했다.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무시알라(7.2점) 텔(6.9점) 보다 높았다. 팀은 2대1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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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