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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나는 '죽일 놈'이지 뭐."
황 감독이 이날 표출한 감정 중에는 기쁨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간 느꼈던 설움도 살짝 내비쳤다. 황 감독은 대회 기간 중 연이은 실수로 비판을 받은 주장 백승호, 대회 전부터 2부리거라는 꼬리표 때문에 비판을 받은 공격수 박재용(전북)과 안재준(부천)에 대해 언급하는 와중이었다. 그는 "승호가 내게 안겨 울었던 건 절실해서가 아닐까. 승호에겐 (여론을)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100% 믿었다. 재용이나 재준이에겐 절대 댓글을 보지 말라고 했다. 후배들이 언론에 욕을 먹고…(그렇게 따지면)나도 '죽일 놈'이지 뭐"라고 말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황 감독은 2021년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뒤 지난해 AFC U-23 아시안컵에서의 성적부진과 전술 부재 논란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9월초에 국내에서 치른 파리올림픽 예선 카타르전 패배는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황 감독은 그런 여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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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를 받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황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어려운 대회에서 우승한 자신감을 토대로 내년 파리올림픽에도 도전한다. "내 길을 가겠다"고 말할 때 황 감독의 눈이 빛났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