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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가 최근 3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1분도 안 뛰고 우승한 김정훈(전북)의 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골키퍼라는 특성상 3번째 골키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정훈에겐 아쉽게도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광연(강원)을 주전 골키퍼로 활용했다. 16강 토너먼트를 조기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에선 민성준(인천)을 투입했다.
16강 토너먼트부턴 줄곧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기 때문에 김정훈은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황 감독은 로테이션 차원에서 필드 플레이어 19명을 전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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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은 실력이 없어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건 아니다. 소속팀 전북에서 NO.1 골키퍼로 활약 중이다. 지난 3월 카타르 U-23 도하컵, 지난달 U-23 AFC CUP 최종예선에도 출전했다.
황 감독은 내년에 열릴 파리올림픽 본선에 오를 경우, 김정훈을 주력 골키퍼로 활용할 계획으로 보이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2살 많은 이광연 민성준에게 차례가 돌아갔다.
김정훈은 내심 뛰지 못한 게 서운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훈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김천 상무에서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 현재 황선홍호의 '유일한 군필'이다. 군대를 두 번 가야하지 않는 이상 병역 혜택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김정훈이 만약 미필인 상태에서 단 1분도 출전하지 않았더라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9년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단 1분을 뛰지 못하더라도 대표팀에 속한 선수가 병역혜택을 받도록 제도를 바꿨다. 김기희의 '4분 출전'과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김기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경기에 1분이라도 출전해야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규정 때문에 마음을 졸이다 단 4분을 뛰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제도 변경 후에 치른 첫번째 아시안게임이었다.
전문가들은 토너먼트 대회에서 '3번 골키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기에 나설 확률은 선수단 내에서 가장 희박하지만, 팀 분위기를 좋게 유지하고 1~2번 골키퍼에게 긴장을 불어넣어야 하는 등 해야 할 역할이 생갭다 많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룩한 데에는 '분위기메이커'이자 자기관리의 대명사인 3번 골키퍼 최은성의 역할이 있었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