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숫적 열세에도 루턴에 1대0 승리' 진격의 엔제볼, 마침내 EPL 선두까지 뛰어올랐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10-08 10:09


'숫적 열세에도 루턴에 1대0 승리' 진격의 엔제볼, 마침내 EPL 선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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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진격의 엔제볼이 마침내 선두까지 올라섰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각) 영국 루턴 케니워스 로드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추가시간 이브 비수마가 퇴장 당하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기어코 승리를 거머쥐었다. 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제임스 메디슨이 데얀 쿨루셉스키와의 연계를 통해 박스 안까지 진입하며 미키 판 더 펜에게 패스를 찔렀다. 판 더 펜은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판 더 펜의 리그 데뷔골.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경기 전 판 더 펜에게 "너 오늘 첫 골 넣을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상대의 공세를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끝내 1대0 승리를 지켰다. 리그 8경기 무패를 질주한 토트넘은 승점 20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9일 아스널과 맨시티의 결과에 따라 다음 라운드까지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킬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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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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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 못한 초반 질주다. 사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처음에 선임됐을때만 하더라도 기대 보다는 의구의 목소리가 더 컸던게 사실이다. 토트넘은 지난 3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콘테 감독은 지난해 토트넘을 유럽챔피언스리그로 이끌었지만, 올 시즌 이반 페리시치를 중용한 전술 등을 고집하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콘테 감독은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은 이어 이해 못할 행보를 이어갔다. 콘테 감독의 오른팔이었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에게 대행을 맡겼다. 하지만 스텔리니 대행 역시 뉴캐슬에 1대6 충격패를 당하며, 쫓겨나듯 팀을 떠났다. 토트넘은 과거 팀을 이끌었던 라이언 메이슨 코치에게 대행의 대행 자리를 맡겼다. 파행이었다. 하지만 메이슨 감독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진출마저 실패했다. 토트넘이 유럽 대항전 출전이 좌절된 것은 2009~2010시즌 이후 13년만이었다.

반등을 노리는 토트넘은 새로운 사령탑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을 비롯해,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턴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이 징계를 받은 후 팀을 떠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마저 좌절되며 더욱 힘든 상황이 됐다. 토트넘이 원하는 명장은 당연히도 토트넘행을 원치 않았다. 가장 유력했던 후보였던 나겔스만 감독은 선수 영입권과 단장 선임권 등을 원하며, 전격적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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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슬롯 감독 역시 "런던에서 보자"는 말로 토트넘행 가능성을 알렸다. 하지만 슬롯 감독의 선택은 잔류였다. 토트넘은 슬롯 감독에게 있는 거액의 위약금을 쓰는데 주저했다. 슬롯 감독은 "다른 클럽들이 내게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페예노르트에 남아 지난 2시즌간 쌓아온 기반을 계속 다지고 싶은 것이 내 바람"이라고 했다. 결국 재계약 공식 발표까지 나왔다. 내심 팬들이 원했던 포체티노 전 감독도 '라이벌' 첼시행을 택했다.

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거세졌고, 토트넘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국 최종 낙점됐다. 토트넘은 지난 몇년간 윈나우 정책을 고집했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한 이 후, 조제 무리뉴, 콘테 등과 같은 명장들과 함께 했다. 당연히 팬들의 눈높이는 올라갔고, 이번에도 비슷한 레벨의 명장을 원했다. 하지만 선택은 '변방' 호주 출신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눈에 띌만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부터 셀틱을 이끌었다. 과거 멜버른 빅토리, 호주 대표팀,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을 거치며 유럽에 처음으로 입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일본 출신 선수들을 중용하는 파격 정책으로 부임 첫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리그컵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레인저스에게 뺏긴 타이틀을 탈환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자신의 색채를 더욱 짙게 했다. 지난 시즌에는 아예 트레블을 달성했다. 셀틱의 통산 8번째 트레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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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만 하더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 잔류할 분위기였다. 셀틱의 의지가 워낙 확고한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토트넘행을 그리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이적설'에 대해 "모든 사람이 내게 이에 대해 묻는다. 나는 우승에 집중하고 싶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자리가 매력적일 수 있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인버네스를 꺾고 스코티시컵 우승을 차지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리그, 리그컵에 이어 스코티시컵까지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더이상 이룰 것은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전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빠르게 협상이 마무리됐다. 결국 토트넘의 새로운 감독 찾기도 마침표를 찍었다.

당초 계약기간에 대한 전망은 2년 혹은 2+1년이라고 했지만, 의외로 4년으로 결론이 났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체제로 새롭게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를 표시했고, 그만큼 그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장 개혁에 착수했다. 선수단에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원하지 않았던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있었지만, 요소요소마다 선수들을 영입해 스쿼드를 두텁게 했다. 굴라리보 비카리오, 제임스 메디슨, 마노르 솔로몬, 애슐리 필립스, 미키 판 더 펜 등을 새롭게 영입했다. 문제였던 중원의 창의성을 더했고, 수비를 견고하게 했다. 골문도 보강했다.

더 눈에 띈 것은 정리였다. 일단 위고 요리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요리스는 토트넘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지만, 동시에 리더십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최근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에릭 다이어를 구상에서 제외했다. 다이어는 실력이나 리더십이나 모두 낙제점이었다.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의 실책 중 하나는 다이어의 중용이었다. 다이어는 잦은 실수와 불안한 포지셔닝으로 수비 불안을 자초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실책보다는 남을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며 팀 분위기를 흐렸다. 포백으로 전환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예 다이어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치른 4번의 경기에서 모두 명단 제외라는 초강수를 뒀다. 다이어는 바이에른에 역 제안을 하며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다이어 없이 훨씬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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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두 계륵까지 정리에 성공했다. 굴욕의 '클럽 레코드' 듀오인 탕귀 은돔벨레와 다빈손 산체스가 나란히 토트넘을 떠났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각) 은돔벨레, 산체스와의 이별을 발표했다. 은돔벨레는 한 시즌 임대, 산체스는 완전 이적이다. 둘은 튀르키예 챔피언인 갈라타사라이에 새 둥지를 틀었다. 미드필더인 은돔벨레는 임대 후 1280만파운드(약 213억원)의 완전 이적이 포함됐다. 센터백 산체스는 이적료 810만파운드(약 135억원)에 완전이적을 했다. 계약기간은 4년이다.

둘은 토트넘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들이다. 토트넘 이적 당시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산체스는 2017년 8월 옵션을 포함해 4200만파운드(약 700억원)에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는 기대를 밑돌았다. 6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2경기 출전에 그쳤다. 황당한 실수를 자주 연출하며 팀을 한숨 짓게 하며, 계륵으로 전락했다. 은돔벨레는 2019년 7월 토트넘과 동행을 시작했다. 이적료는 무려 옵션을 포함해 무려 6500만파운드(약 1080억원)였다. 그러나 은돔벨레는 두 시즌 반동안 91경기에 출전해 10골에 그쳤다. 그는 2021~2022시즌 후반부 친정팀인 올림피크 리옹으로 임대됐다. 2022~2023시즌에는 나폴리로 또 떠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처음에는 은돔벨레를 중용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불성실한 훈련 태도에 완전히 돌아섰다.

산체스와 은돔벨레까지 정리하며 팀은 더욱 응집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산체스는 집중력 부족으로 팀을 여러차례 들었다놨다 한 바 있으며, 은돔벨레의 불성실한 태도와 불성실한 경기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이 둘의 이탈로 토트넘은 좋은 분위기에 더욱 힘을 받았다.


'숫적 열세에도 루턴에 1대0 승리' 진격의 엔제볼, 마침내 EPL 선두…
사진캡처=토트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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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토트넘 홈페이지
새로운 팀을 묶는 것은 '캡틴' 손흥민의 몫이었다. 캡틴 손흥민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작품이었다. 요리스, 케인이 떠나며 공석이 된 토트넘 주장직에 손흥민이 임명됐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 손흥민은 역대 두번째 한국인 EPL 주장이 됐다. 손흥민에 앞서 EPL에서 가장 먼저 정식 주장으로 임명된 한국인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다. 박 디렉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이적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 2012~2013시즌 공식적으로 주장직을 맡았다. 그 이후 11년만에 코리안 캡틴이 탄생했다.

손흥민은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주장이 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주장으로 매우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주장 임명은 이미 프리시즌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찌감치 손흥민의 리더십을 인정했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1일 진행된 개막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주장 선임에 대해 "이미 결정했지만, 지금 말해줄 수 없다. 선발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며, 주장 선임 이후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지켜봤다"라고 밝혔다. 결국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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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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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주장의 품격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브렌트포드와의 개막전에서 특별한 아이디어를 냈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치르는 첫번째 경기, 이날 토트넘은 킥오프에 앞서 평소 중앙이 아닌 토트넘 팬들이 자리한 원정석 앞에 스크럼을 짰다. 선수들은 팬들이 보내는 기를 받고 경기를 시작했다. 이는 손흥민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부주장 제임스 메디슨은 풋볼런던을 통해 "어젯밤 손흥민이 아이디어가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장 가운데 대신 관중석으로 가자는 아이디어였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줘서 좋았다. 팬들은 우리의 스크럼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도 "시즌 첫 경기였다. 원래는 경기장 중앙에서 하는데 이번 시즌 상당히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팬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을 보여드리고자, 그리고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에게 팬들 앞으로 가자고 제안했다"며 "선수들이 좋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줘 이렇게 할 수 있었다.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도 동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팬들과 팀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주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지난 셰필드전에서는 더욱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가장 빨리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 드라마같은 골을 성공시킨 히샬리송의 손을 번쩍 들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많은 기대 속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진이 반복됐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언론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공개했다. 이후 터진 득점. 손흥민은 히샬리송을 안고, 팬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손흥민은 "내가 골 넣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며 "히샬리송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얘기를 들었다. 마음이 더 쓰였다. 가진 것이 많은 선수인데, 불운이 겹치며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로 더 단단한 모습, 성장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앞으로 더 좋아진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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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은 주장의 품격을 보여준 손흥민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히샬리송은 손흥민의 동료이지만 동시에 포지션 라이벌이기도 하다. 하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일제히 엄지를 치켜올렸다. 토트넘 팬커뮤니티 '스퍼스웹'은 '이것이 손흥민이 환상적인 주장인 이유다. 손흥민은 솔선수범하며, 이타적이고,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이다. 베스트 일레븐 자리를 두고 자신의 경쟁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트넘 공식채널 스퍼스플레이의 해설가 롭 달리는 "손흥민은 남쪽 스탠드로 히샬리송을 데려갔다. 오늘 엄청난 임팩트를 남긴 히샬리송을 축하받게 하기 위한 너무 사랑스러운 행동"고 치켜세웠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캡틴 멘탈리티 ON...뭐라고 할 말이 전혀 없다. 그저 존경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경기력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와 최전방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초반 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도우미 역할을 하던 손흥민은 지난 번리전부터 원톱으로 변신해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손흥민은 번리와의 4라운드에서 리그 마수걸이 골이자 리그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후 날개를 달았다. 손흥민은 아스널과의 6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북런던의 영웅이 됐다. 리버풀전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9월에만 BBC와 EPL 사무국이 선정한 이주의 팀에 두차례 뽑혔다. 9월 5경기에서 6골을 넣은 손흥민은 9월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미 3차례 수상을 한 바 있는 손흥민은 통산 4번째 수상을 노리는데 꽤 유력한 후보다. 기록면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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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주장 임명부터 다이어 명제, 산체스-은돔벨레 정리까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대개혁은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을 공격적인 팀으로 탈바꿈시키며,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에 2대2로 비기면서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어 맨유를 2대0으로 제압하며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본머스, 번리를 각각 2대0, 5대2로 제압했다. 셰필드와의 5라운드는 토트넘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거짓말 같은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EPL 역사상 가장 늦은 역전승이었다.

토트넘은 최근 3시즌 동안 승리하지 못했던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리버풀전에서는 다소 행운이 따른 승리를 차지했다. 루턴까지 잡으며 선두까지 올라섰다. 이 선두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토트넘이 확 달라졌다는 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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