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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진격의 엔제볼이 마침내 선두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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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이어 이해 못할 행보를 이어갔다. 콘테 감독의 오른팔이었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에게 대행을 맡겼다. 하지만 스텔리니 대행 역시 뉴캐슬에 1대6 충격패를 당하며, 쫓겨나듯 팀을 떠났다. 토트넘은 과거 팀을 이끌었던 라이언 메이슨 코치에게 대행의 대행 자리를 맡겼다. 파행이었다. 하지만 메이슨 감독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진출마저 실패했다. 토트넘이 유럽 대항전 출전이 좌절된 것은 2009~2010시즌 이후 13년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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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거세졌고, 토트넘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국 최종 낙점됐다. 토트넘은 지난 몇년간 윈나우 정책을 고집했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한 이 후, 조제 무리뉴, 콘테 등과 같은 명장들과 함께 했다. 당연히 팬들의 눈높이는 올라갔고, 이번에도 비슷한 레벨의 명장을 원했다. 하지만 선택은 '변방' 호주 출신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눈에 띌만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부터 셀틱을 이끌었다. 과거 멜버른 빅토리, 호주 대표팀,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을 거치며 유럽에 처음으로 입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일본 출신 선수들을 중용하는 파격 정책으로 부임 첫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리그컵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레인저스에게 뺏긴 타이틀을 탈환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자신의 색채를 더욱 짙게 했다. 지난 시즌에는 아예 트레블을 달성했다. 셀틱의 통산 8번째 트레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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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약기간에 대한 전망은 2년 혹은 2+1년이라고 했지만, 의외로 4년으로 결론이 났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체제로 새롭게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를 표시했고, 그만큼 그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장 개혁에 착수했다. 선수단에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원하지 않았던 해리 케인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있었지만, 요소요소마다 선수들을 영입해 스쿼드를 두텁게 했다. 굴라리보 비카리오, 제임스 메디슨, 마노르 솔로몬, 애슐리 필립스, 미키 판 더 펜 등을 새롭게 영입했다. 문제였던 중원의 창의성을 더했고, 수비를 견고하게 했다. 골문도 보강했다.
더 눈에 띈 것은 정리였다. 일단 위고 요리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요리스는 토트넘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지만, 동시에 리더십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최근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에릭 다이어를 구상에서 제외했다. 다이어는 실력이나 리더십이나 모두 낙제점이었다. 지난 시즌 콘테 감독의 실책 중 하나는 다이어의 중용이었다. 다이어는 잦은 실수와 불안한 포지셔닝으로 수비 불안을 자초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실책보다는 남을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며 팀 분위기를 흐렸다. 포백으로 전환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예 다이어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치른 4번의 경기에서 모두 명단 제외라는 초강수를 뒀다. 다이어는 바이에른에 역 제안을 하며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다이어 없이 훨씬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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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토트넘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들이다. 토트넘 이적 당시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산체스는 2017년 8월 옵션을 포함해 4200만파운드(약 700억원)에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는 기대를 밑돌았다. 6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2경기 출전에 그쳤다. 황당한 실수를 자주 연출하며 팀을 한숨 짓게 하며, 계륵으로 전락했다. 은돔벨레는 2019년 7월 토트넘과 동행을 시작했다. 이적료는 무려 옵션을 포함해 무려 6500만파운드(약 1080억원)였다. 그러나 은돔벨레는 두 시즌 반동안 91경기에 출전해 10골에 그쳤다. 그는 2021~2022시즌 후반부 친정팀인 올림피크 리옹으로 임대됐다. 2022~2023시즌에는 나폴리로 또 떠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처음에는 은돔벨레를 중용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불성실한 훈련 태도에 완전히 돌아섰다.
산체스와 은돔벨레까지 정리하며 팀은 더욱 응집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산체스는 집중력 부족으로 팀을 여러차례 들었다놨다 한 바 있으며, 은돔벨레의 불성실한 태도와 불성실한 경기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이 둘의 이탈로 토트넘은 좋은 분위기에 더욱 힘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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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주장이 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주장으로 매우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주장 임명은 이미 프리시즌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찌감치 손흥민의 리더십을 인정했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모든 그룹에 섞여 있는데,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기에서 해온 일로 인해 일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1일 진행된 개막전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주장 선임에 대해 "이미 결정했지만, 지금 말해줄 수 없다. 선발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며, 주장 선임 이후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지켜봤다"라고 밝혔다. 결국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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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시즌 첫 경기였다. 원래는 경기장 중앙에서 하는데 이번 시즌 상당히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팬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을 보여드리고자, 그리고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수들에게 팬들 앞으로 가자고 제안했다"며 "선수들이 좋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줘 이렇게 할 수 있었다. 내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도 동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팬들과 팀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주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지난 셰필드전에서는 더욱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가장 빨리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 드라마같은 골을 성공시킨 히샬리송의 손을 번쩍 들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많은 기대 속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진이 반복됐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언론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공개했다. 이후 터진 득점. 손흥민은 히샬리송을 안고, 팬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손흥민은 "내가 골 넣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며 "히샬리송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얘기를 들었다. 마음이 더 쓰였다. 가진 것이 많은 선수인데, 불운이 겹치며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로 더 단단한 모습, 성장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앞으로 더 좋아진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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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캡틴 멘탈리티 ON...뭐라고 할 말이 전혀 없다. 그저 존경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경기력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와 최전방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초반 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도우미 역할을 하던 손흥민은 지난 번리전부터 원톱으로 변신해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손흥민은 번리와의 4라운드에서 리그 마수걸이 골이자 리그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후 날개를 달았다. 손흥민은 아스널과의 6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북런던의 영웅이 됐다. 리버풀전에서도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9월에만 BBC와 EPL 사무국이 선정한 이주의 팀에 두차례 뽑혔다. 9월 5경기에서 6골을 넣은 손흥민은 9월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미 3차례 수상을 한 바 있는 손흥민은 통산 4번째 수상을 노리는데 꽤 유력한 후보다. 기록면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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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최근 3시즌 동안 승리하지 못했던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리버풀전에서는 다소 행운이 따른 승리를 차지했다. 루턴까지 잡으며 선두까지 올라섰다. 이 선두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토트넘이 확 달라졌다는 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