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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ON]'북한' 호칭에 발끈한 北의 '내로남불', 정작 한국을 '괴뢰'로 표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10-02 23:05


[항저우ON]'북한' 호칭에 발끈한 北의 '내로남불', 정작 한국을 '괴…
화면캡쳐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항저우아시안게임 대회에서 '북한' 북측'이라는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한 북한이 정작 대한민국을 '괴뢰'라는 냉전시대에서나 볼 법한 단어로 표기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을 방송하면서 한국 국가명이 들어갈 자리에 한국 대신 '괴뢰'라고 표기했다.

조선중앙TV는 화면 우측 상단에 그래픽으로 '제19차 아시아경기대회중에서 녀자축구 준준결승'이라고 경기를 소개했고, 중앙 하단에 '조선 4:1 괴뢰'라고 스코어를 적었다. 4대1은 이날 경기의 최종 스코어로, 북한이 한국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괴뢰'는 과거 남북 양측이 서로 상대를 '꼭두각시'라는 의미로 비하할 때 썼던 표현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성 유엔대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한국 정부를 '괴뢰정부'라고 칭한 바 있다.


[항저우ON]'북한' 호칭에 발끈한 北의 '내로남불', 정작 한국을 '괴…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5년만에 국제무대에 등장한 북한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북한' '북측'과 같은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여자 농구 남북전이 끝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 국내 취재진이 '북한 응원단'에 대해 묻는 질문에 북한 관계자가 나서서 영어로 "우리는 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D.P.R 코리아다. 아시안게임에선 모든 나라의 정확한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뒤이어 30일 여자 축구 남북전을 마치고 리유일 북한 감독은 한 기자의 '북측'이라는 호칭에 급발진하여 "우리는 북한이나 북측이 아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시정하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해당 기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북한은 과거 한국을 주로 '남조선'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좋지 않은 남북 관계 때문인지 '괴뢰'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올바른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시정을 요구할 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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