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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스토리]'2018년 손흥민'과 '2023년 이강인' 무엇이 닮았고 무엇이 다를까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09-25 15:04 | 최종수정 2023-09-26 06:20


[항저우스토리]'2018년 손흥민'과 '2023년 이강인' 무엇이 닮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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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스토리]'2018년 손흥민'과 '2023년 이강인' 무엇이 닮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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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18년 손흥민'과 '2023년 이강인'은 묘하게 비슷하면서 다른 구석이 있다.

닮은 점은 팀내 영향력이다. 현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31·토트넘)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황의조(31·노리치) 조현우(32·울산)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2회 연속 금메달에 일조했다. 대회 기간 내내 참가국 선수, 팬, 취재진 할 것 없이 온통 토트넘 소속의 손흥민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열광했다. 유럽 명문 파리생제르맹 소속인 이강인도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기캐(사기 캐릭터)'다. 이영표 축구해설위원은 "어떻게 아시안게임에 파리생제르맹 선수가 뛸 수 있나"라며 놀라워했다. 다수의 중국 매체들도 이강인을 소개할 때 파리생제르맹의 이강인이라고 소속팀을 꼭 표기한다. 손흥민과 이강인 모두 훈련장에서 늘 웃으며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선수로 정평났다. 남다른 실력 외에 분위기메이커의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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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과 황선홍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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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목표는 분명하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마치고 이강인에게 자유로운 역할을 맡기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축구계에서 흔히 표현하는 '프리 롤'을 뜻한다. 이날 이강인은 4-2-3-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공격을 조립했다. 가운데와 양 측면, 전방과 후방을 오가며 특유의 창의성을 발휘했다. 몸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밀"이라고 할 정도로 자유분방한 성격인 이강인에게 프리롤은 꼭 맞는 옷이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 이 역할을 맡은 선수가 손흥민이다. 올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뒤 기존 전방 공격수 또는 측면 공격수에서 한칸 내려와 공격 과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지난 3월 A매치에서 프리 롤을 맡은 손흥민과 호흡을 맞춰본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손흥민의 역할을 해야 한다.

프리 롤이라하면 으레 개인적인 플레이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강인은 바레인전을 마치고 "팀에 최대한 맞추겠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팀 플레이를 강조했다. 이강인은 2019년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함께 쓴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최준(부산) 이재익(이랜드) 이광연(강원) 등을 비롯해 국가대표에서 호흡을 맞췄던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홍현석(헨트) 설영우(울산) 등이 팀에 있어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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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점이 있다면 분위기다. 손흥민은 자카르타 팔렘방대회에서 2번째 경기인 말레이시아전부터 출전했다. 팀이 1대2로 패한 '반둥참사' 때 긴급히 투입됐다. 자칫 조별리그에서 탈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축구화를 신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했으나, 금메달을 따는 과정이 험난하기 짝이 없었다. 반면 이강인은 소속팀과 차출 문제로 가장 늦은 21일에 합류한 것 말고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팀에 녹아들고 있다. 이강인이 결장한 초반 두 경기에서 한국은 쿠웨이트에 9대0, 태국에 4대0 대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조 1위로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황 감독이 여유를 갖고 이강인의 활용법을 고민하고 이강인의 투입 시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날 3대0 승리를 묶어 3경기에서 총 16골을 넣었다. 16골은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16골) 이후 최다골이다.

이강인은 "팀 성적이 제일 중요하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금빛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이 5년 전 목에 걸고 웃었던 세리머니 장면을 이번엔 이강인이 항저우에서 재현하고 싶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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