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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외적인 문제, 능력적인 문제를 차치하고, 축구적으로만 봤을때 클린스만호의 과제는 명확하다. '카타르월드컵 출전' 멤버와 '비 출전' 맴버간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공교롭게도 언급한 4명의 선수는 사우디전에 나선 4명의 '비 카타르' 멤버였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재성(마인츠) 조규성(미트윌란) 황인범(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턴) 김승규(알 샤밥) 등 카타르월드컵에 나섰던 나머지 7명의 선수들은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물론 이 7명은 대표팀의 핵심이 되는 '유럽파'가 대부분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카타르' 멤버와 '비 카타르' 멤버의 격차는 눈에 띌 정도였다. 비단 사우디전 뿐만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체제에서 새롭게, 혹은 다시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비 카타르 멤버가 빠르게 자리잡아야, 클린스만 감독이 그토록 부르짖는 아시안컵 우승에도, 더 나아가 한국축구의 발전에도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아 보이는게 사실이다.
아쉽게도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언감생심이다. K리그를 보지 않는 감독이 새로운 자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클린스만호에 이정협, 황인범과 같은 황태자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을 중심으로 한 선수 선발 시스템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코칭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역할론을 밝혔는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선수는 대표팀에서 발전시킬 수 없다. 소속팀에서 발전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표팀에 와서 바꾸기에는 쉽지 않다." 육성이 아닌,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시절부터 동기부여 외에 이렇다할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우리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과제는 명확한데, 해법이 나올 수 없는 현실이라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선진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확 달라진 벤투호 선수들이 카타르월드컵 16강을 달성한 현실을 불과 얼마 전 지켜봤기에, 더욱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