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월드컵 현장]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3-08-03 09:37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출처=FIFA 온라인스토어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경기장 내 FIFA 스토어에 결국 한국 머플러는 없었다.

FIFA는 지난 20일 여자월드컵 개막에 맞춰 각 참가국들의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 모자, 머플러 등 다양한 굿즈를 제작했다. 그런데 FIFA 온라인 스토어를 방문한 한국 축구팬들이 태극문양에 심각한 오류를 발견했다. 태극문양 네 모서리에 새겨지는 '건곤감리'사괘가 오직 '건괘' 하나로만 단순화돼 그려진 것. 티셔츠, 모자 등에 새겨진 태극기는 태극문양과 사괘가 제대로 제작된 반면 유독 머플러에 수놓아진 태극기 문양만 잘못됐다. 지난해 12월 카타르남자월드컵 때 대표팀 응원 머플러는 태극문양, 사괘 디자인이 정확했고, '대한민국'이라는 한글 표기도 했었다.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한국 콜롬비아전 FIFA 스토어, 콜롬비아 머플러와 비니가 절찬리에 판매중.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열쇠고리와 핀의 태극기 건곤감리 4괘는 정확히 디자인 됐다.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한국-콜롬비아전 FIFA스토어 한국 관련 굿즈.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한국 모로코전 FIFA 스토어. 한국 머플러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한국 모로코전 FIFA 스토어, 모로코 관련 굿즈.
여자월드컵 각국 응원 머플러의 가격은 카타르월드컵 때와 동일한 20유로(약 2만9000원), 한국 팬들은 존중과 성의가 결여된 FIFA의 무심한 태극기 디자인에 분통을 터뜨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KFA측은 "FIFA월드컵 머플러의 경우 FIFA가 자체 제작한다. KFA의 허락이나 승인을 받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면서 "KFA는 해당 사안에 대해 FIFA에 공문을 통해 항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현장에선 한국 응원 머플러는 사라졌다. 25일, 1차전 콜롬비아전이 열린 시드니풋볼스타디움 FIFA 스토어엔 태극기 로고가 새겨진 열쇠고리, 티셔츠, 모자, 비니 등의 아이템이 있었지만 응원용 머플러를 묻자 "코리아 것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판매 점원은 "한국 것은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온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름휴가를 활용, 한국에서 호주까지 응원을 위해 날아온 열혈 여자축구 팬들과 한국 선수들을 뜨겁게 응원하는 호주 교민 팬들이 스토어 앞에서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30일, 모로코와의 2차전이 열린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스타디움 FIFA 스토어, 모로코를 상징하는 초록색, 빨간색 머플러가 절찬리에 판매중이었다. 한국 응원 머플러를 찾자 역시 "코리아는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신 "'코리아 플래그(한국 깃발)'는 있다"면서 기념 굿즈를 펼쳐보였다.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우리만 없어" 女월드컵 FIFA스토어엔 결국 한국 머풀러가 사라졌다[女…
잉글랜드-덴마크전 FIFA스토어 앞 긴 줄을 늘어선 잉글랜드 팬들.
FIFA의 굿즈 마케팅은 아무래도 구매력이 막강한 유럽 팀 중심이었다. 나라마다 현장에 나와 있는 제품 종류도, 물량도 달랐다. 28일 한국-콜롬비아전과 같은 시드니풋볼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덴마크전엔 4만 여 관중이 운집했고, FIFA 스토어 앞은 기념 굿즈를 구입하려는 잉글랜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잉글랜드 기념품 종류는 다양했고, 관련 제품의 종수도 훨씬 많았다. 가족 팬들이 대부분인 만큼, 아동용, 유소년, 유아용 제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문득 든 생각은, 잉글랜드 대표팀 굿즈에 이런 오류가 있었어도 FIFA가 '리오더' 제작 없이 대회 기간 내내 그냥 넘어갔을까. 일본,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여자축구가 약진하고, FIFA가 'Football Unites the World(축구로 하나 되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을 부르짖지만, 여자축구 마이너리티 국가에 대한 무심함과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2연패 후 3일 오후 7시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강호 독일전을 기다리며 '우리만 없는' FIFA 머플러가 새삼 씁쓸하다. 다음 여자월드컵에선 한국 여자축구도 보란 듯이 날아오르고 한국 팬들도 공식 응원 머플러를 두르고 뜨거운 응원전을 펼칠 수 있길.
브리즈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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