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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3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가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베테랑 정리 작업에 돌입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1988년생, 전북 7년차 이승기(35·부산)도 '정리 대상'으로 여겨졌고, 소문대로 이적이 성사됐다. 전북에서 은퇴를 목표로 달려왔던 이승기. 섭섭하진 않을까. 직접 속마음을 물었다.
이승기는 "팀의 세대교체를 떠나 내 실력 문제로 경기에 못 나서는 건 아닌지, 스스로 반문도 해봤다"고 했다. 이어 "원래 36세에 은퇴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계속 훈련을 하다 보니까 더 하고 싶었고, 몸도 괜찮다고 느꼈다. 팀과 안 좋아져서 나가는게 아니었다. 구단에서도 '무조건 나가라'는 건 아니었다. 지난 겨울부터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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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이제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 지난해 전주에 차린 신혼집을 부산으로 옮기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광주 출신인 신혼부부의 부산 생활은 낯설 수밖에 없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아내 친척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는 이승기는 "나는 울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원정도 많이 다녀서 괜찮지만, 아내가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부산의 빨간 유니폼에 새겨진 등번호 88번에도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이승기는 "팀내 최고참으로서 책임감과 같은 부분이 더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 김천 상무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이승기는 몸이 근질근질한 눈치였다. 이날 경기에서 부산은 3대1로 승리했다. 2승1무, 기분좋은 무패 질주를 하고 있다. 이승기는 "축구화를 막 신기 시작했다. 통증이 어느 정도 잡혀야 팀 훈련에 참가할 것 같다"며 "마음 같아선 바로 뛰고 싶지만, 부산 팬분들께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다"고 했다. 상주 상무(현 김천) 시절 1부 승격을 경험한 이승기는 팀의 1부 승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