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신태용-서정원…' 레전드 아버지 길 따른다, 선수로 성장한 '도련님의 귀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02-14 14:22 | 최종수정 2023-02-15 07:00


'신태용-서정원…' 레전드 아버지 길 따른다, 선수로 성장한 '도련님의 …
서정원 감독(오른쪽)과 서동한. 사진제공=서정원 감독

'신태용-서정원…' 레전드 아버지 길 따른다, 선수로 성장한 '도련님의 …
신태용 감독(오른쪽)과 신재원. 사진=스포츠조선 DB

'신태용-서정원…' 레전드 아버지 길 따른다, 선수로 성장한 '도련님의 …
신태용 감독(오른쪽)과 신재원.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옹알이도 경기장에서 했었는데…."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53)이 옛일을 추억하며 '허허' 웃었다. 신 감독은 최근 K리그에 또 하나의 '이슈'를 생산했다. 신 감독의 '장남' 신재원(25)이 2023시즌을 앞두고 성남FC에 합류하며 흥미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성남에서 뛰며 '레전드' 대열에 올랐다. 은퇴 뒤에는 성남에서 감독을 맡기도 했다. 신 감독의 향기가 고스란히 남은 곳에서 아들도 뛰게 됐다.

신 감독은 "재원이가 성남 간다고 했을 때 좋았다. 너무 단순하게 들리겠지만, 집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훈련장도 가깝다. 걸어서 3~5분이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 만큼 개인 훈련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남이 클럽하우스를 지었는데, 시설이 매우 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팬들이 재원이를 '도련님'이라고 반겨주시는 것 같다. 재원이가 어릴 때 엄청 귀여웠다. 엄마가 알록달록한 옷을 많이 입혔다. 옹알이도 경기장에서 했다. 경기장에 유모차를 타고 오기도 했다. 당시 팬들께서 재원이를 '신태용 선수 아들', '신태용 감독 아들'이라며 엄청 챙겨주셨다. 재원이에게 성남은 그 어느 팀보다 많은 힘이 될 것이다. 재원이에게 '성남에서 주전으로 계속 경기 뛰지 못하면 K리그에 더 이상 발붙일 곳 없다. 운동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해줬다"고 했다.

신재원은 "성남에 합류하게 돼 감사하다. 성남은 내게 특별한 팀이다. 물론 부담감이 있다. 아빠가 성남 레전드다. 아빠만큼 잘하면 좋겠지만 그 정도가 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53)도 신 감독과 같은 입장이 됐다. 서 감독의 '막내 아들' 서동한(22)이 올 시즌 수원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 감독은 과거 수원에서 뛰었고 선수 은퇴 뒤 수원의 지휘봉도 잡았다. 서 감독은 "동한이가 수원에 입단한다고 했을 때 기쁘면서도 걱정이 됐다. 동한이는 수원 유스 출신으로 프로팀까지 오게 됐다. 의미가 있다. 하지만 프로 세계는 힘들다. 험난한 길이다. 선수로서 이제 진짜 축구에 뛰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특히 나, 신태용 감독 같은 축구인의 아들은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늘 '누군가의 아들'로 불린다.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잘 감내하고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동한이가 경기하는 것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옆에서 챙겨주지 못했다. 신경써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불만 없이 묵묵하게 자기 힘으로 일궈나가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프로는 지금까지 걸어온 것보다 몇 배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강해져야 한다. 헤쳐나가야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신태용-서정원…' 레전드 아버지 길 따른다, 선수로 성장한 '도련님의 …
김기동 감독(오른쪽)과 아들 김준호.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신태용 서정원 감독에 앞서 같은 상황을 경험한 이가 있다.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52)이다. 김 감독은 포항에서 선수와 코치를 경험했다. 2019년부터는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아들 김준호(21)는 포항 '성골 유스'로 2021년부터 포항에서 뛰고 있다.


김 감독은 "스포츠에서 아버지가 감독인 팀에서 아들이 뛰는 케이스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허 재 감독님이 아들을 선발하지 않아 이혼하실 뻔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웃음).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준호는 포항 유스에서 성장한 선수다. 아버지의 뒤를 따라 스틸야드(포항의 홈 구장)를 밟게 된 부분은 뜻 깊다.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202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이후 인터뷰에서 팬들을 향해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했다. 팬들께서 '가족이면 감독님 아들은 도련님'이라며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신태용-서정원…' 레전드 아버지 길 따른다, 선수로 성장한 '도련님의 …
이을용 감독의 아들 이태석(오른쪽)과 이승준. 사진=윤진만 기자yoonjinman@sportschosun.com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48)은 두 아들 모두 FC서울에서 뛰고 있다. 이 감독은 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감독대행을 맡기도 했다. 장남인 이태석(21)은 2021년 입단, 차남 이승준(19)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태석은 "내 아버지가 이을용이란 걸 모두가 안다. 항상 그 생각을 품고 있다.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지 않으며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한다. 앞으로도 아버지 이름이 당연히 따라붙겠지만, 그걸 뛰어넘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준은 "아빠는 아빠, 형은 형, 나는 나다.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때처럼 열심히 하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고 조언한 대로 묵묵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