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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새로운 유럽파' 박지수(29·포르티모넨스)는 '돈'이 아닌 '꿈'을 쫓았다.
중국, 중동 등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특히 중국 슈퍼리그의 우한 산전이 뜨거운 구애를 보냈다. 지난 시즌 슈퍼리그 우승팀인 우한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하기 위해 특급 수비수를 찾았다. 중국 무대 경험이 있는 박지수를 점찍고, 거액의 연봉을 제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우한행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던 중 유럽에서도 콜이 왔다. 튀르키예, 러시아 등에서 박지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에서도 제안이 왔다. 어린 시절, 막연하게 꾸던 유럽행이 가시권에 있자 박지수는 과감하게 방향을 틀었다. 유럽 진출을 목표로 전략을 바꿨다. 여러 팀들을 살펴보던 중, 포르티모넨세의 제안이 왔다. 포르티모넨세는 수비수를 찾고 있었는데, 최근 한국축구를 떠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추천으로 박지수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한국 선수 외에도 아시아 선수들이 제법 뛰었는데, 아시아 최고 이적료를 자랑했던 일본의 나카지마 쇼야가 포르티모넨스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바 있다. 곤다 슈이치, 안자이 고키 등 일본 선수는 물론, 말레이시아의 사파위 라시드도 포르티모넨스에서 뛰었다. 현재 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세르지우 감독도 아랍에미리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감독 생활을 해,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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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량은 더욱 만개했다. 특히 인천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 울분의 세리머니는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K리그1에서도 맹위를 떨친 박지수는 당시 깜짝 카드로 벤투호에 승선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당시 김영권을 떠나보낸 광저우 헝다로 이적하기도 했다. 이적료만 20억원이 넘었다. 박지수는 중국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대표팀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21년 군입대를 위해 수원FC로 단기 임대 왔지만, 계속된 오심으로 2경기 연속 퇴장 후 사후징계로 살아나는 해프닝을 겪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6월 군복무를 위해 김천 상무에 입단한 박지수는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로 나서는 등 여전히 주목 받는 수비수였다. 2022년 김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을 눈앞에 뒀지만, 아이슬란드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으로 월드컵 출전에 실패하는 비운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 진출에 성공하며 전화위복이 됐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후 해외 진출에 성공한 셀틱의 오현규와 박지수 모두 본선 문턱에서 좌절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현규는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27번째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포르티모넨스 유니폼을 입은 박지수는 이제 주전 경쟁에 나선다. 포르티모넨스는 포르투갈 출신의 필리페 헤우바스와 브라질 출신의 페드랑이 중앙을 지키고 있지만, 수비가 다소 불안하다는 평이다. 최근 5경기에서 10골을 내줬다. 박지수가 충분히 주전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박지수는 빠르게 팀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