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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사과 한마디 못들었는데, 고소장이 날라왔네요."
A씨는 지금도 근무시절을 생각하면 괴롭다고 했다. A씨는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 근무했다"며 "너무 실망스러운 나날이었다. 매일 울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A씨는 축구단에서 일하는게 평생의 꿈이었다고 했다. 그는 "축구를 너무 좋아했고, K리그를 너무 좋아했다. K리그 구단에 근무하는게 꿈이라, 전공도 스포츠경영학과로 했고, 대외활동 역시 K리그 구단 입사에 관련이 있는걸로만 했다"며 "경남FC에서 일하자는 연락이 왔는데 날아갈 듯이 기뻤다. 연고도 전혀없는 창원으로 바로 달려갔다"고 했다.
하지만 '천국'은 곧 '지옥'이 됐다. 그는 "상식적인 일이 아닌 걸로 매일 인격모독을 당했다. 부당한 지시도 계속됐다. 간부 권한이 엄청 크더라. 처음에는 참았다. 구단이 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타 구단에 있는 선배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구단만 그러더라"라고 했다. 이어 "내가 당시 인턴이었는데, 내가 책임져야 하는게 많았다. 선배들이 '인턴인데 어떻게 결정 권한이 있냐'고 의아해 하더라. 아무 것도 몰라서 그런건데, 가르쳐 주지도 않고 욕을 먹었다. '중고등학생도 아는걸 모르느냐', '대학생들이 너보다 낫다' 같은 얘기들을 사무국 전체가 듣는데서 들어야 했다.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던 차에, 지역 방송국에서 경남FC 의혹 관련 취재 차 연락이 왔다. 바로 응했다. 방송이 나가고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다. A씨는 "이 후 해당 간부에게 연락이 왔다. 무서워서 받지 못했다. 좀 있다가 친하게 지냈던 동료가 연락을 해서, 그 간부의 말을 전하더라. 인터뷰 했다는 걸 안다면서, 끝장을 볼 생각인데 앞으로 인터뷰를 하지 않으면 마음을 접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더라. 그 당시 고민이 많았지만, 그냥 하기로 했다"고 했다.
가시밭길이 예고됐지만, 그럼에도 그가 끝까지 가려는 이유가 있다. A씨는 "앞서 말했듯이 K리그 구단은 나에게 꿈의 직장이었다. 준비를 하면서 나와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이 참 많았다. 그들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게 싫었다. 비록 내가 다시 축구판에 있지 못한다 하더라도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 아닌건 아닌거다. 내가 힘들었던 부분을 어떤 구단도 가지고 있질 않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을 맺었다.
한편, 해당 간부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사실이냐 아니냐는 결국 법이 판단해줄 부분이다. 올해 말 퇴사를 하려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억울하더라. 회사도 회사지만 개인적인 명예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고소를 택했다"고 했다.
해당 간부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노동부에서 아직 갑질 여부에 대한 결판이 나지 않았다. 폭언은 기억이 없다. 혹시 내가 욕을 하고 기억을 하지 못했을까 주변에 물었는데 없다고 하더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는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나에게 모두 보고하라고 했다. 오히려 그렇게 하지 않아 손해를 입혔고, 내가 책임진 적도 있다. 자료를 다 주고 타이핑만 시켰는데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일을 못했다. 내가 실수한 것은 그에게 믿음과 신뢰를 준거다. 법대로 하기 전에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연락을 취한건데 협박이라니, 그 상황에서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럴 수 있는가. 그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나는 나쁜 놈이 됐다. 다는 될 수 없겠지만 바로 잡혔으면 하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