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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예상대로였다. 경기장은 브라질의 홈구장이었다. 기세가 오른 브라질은 특유의 삼바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결과는 안타까울 정도였다.
물론 12년만에 16강 무대를 밟은 한국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예전과는 다른, 우리만의 축구로 올라왔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여기까지 올라온만큼, 동등한 입장이지만, 브라질은 그만큼 레벨이 다른 상대다. 선수단 전체가 월드클래스다.
상대만으로도 벅차지만, 극복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분위기다.
한국은 많은 수는 아니지만, 열성적인 붉은 악마의 응원에 힘을 냈다. FIFA는 이번 대회 응원 수치를 조사했는데, 한국-우루과이전이 131데시벨로 1위에 올랐다. 한국-가나전도 4위였다. 이 열띤 응원 덕에 우리는 상대와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끝으로 붉은 악마들이 대거 한국으로 돌아왔다. 남았다고 하더라도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 반면 브라질팬 들은 이번 16강전 입장권을 대량 구매했다. 브라질을 좋아하는 타국팬들까지 가세하며, 브라질의 홈분위기를 만들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만의 경기를 보여줘야 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했다. 상대 기를 올려줬고, 덩달아 응원단도 들썩였다.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세 번째 골까지 만들어내자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취재석에서도 압도될 정도, 당연히 우리 선수들도 가라 앉았다. 마지막까지 붉은 악마들은 포기않고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승부는 이미 갈렸다.
브라질 선수들만으로도 벅찼던 우리 선수들은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