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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박항서 베트남 감독, 걷는 길이 곧 역사였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10-17 13:36 | 최종수정 2022-10-17 13:38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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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63)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베트남축구협회(VFF)와 박 감독은 17일 '양측 합의 아래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의 동행을 2023년 1월, 계약 만료에 따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박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3년 1월 31일까지다. 박 감독은 12월 20일 개막하는 2022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까지만 베트남 대표팀을 이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박항서 매직'을 일으켰다. 박 감독과 베트남이 걷는 길이 곧 역사였다. 2018년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을 일궈냈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8강의 성적을 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2018년 11월 19일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아세안 1위 국가이자 동시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에 진입시켰다. 박 감독 덕에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FIFA 랭킹 100위권에 가장 긴 기간을 유지한 국가로 남아있다.

그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서도 성과를 냈다.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사상 첫 준우승을 이끌었다. 같은 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베트남의 4강 진출을 이뤄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쌀딩크(쌀+히딩크)'란 수식어가 붙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과의 지난 5년은 내 축구 인생에서 단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A대표팀과 U-23대표팀 감독을 겸임했다. 매 대회에 집중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결과가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었다. 선수들과 협회, 베트남 국민들께서 무한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덕에 오랜 기간동안 임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믿을 수 없고 행복했던 5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동안 받았던 사랑이 과분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감독직을 내려놓더라도 이 성원을 보답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2017년 취임 당시 축구뿐만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양국의 관계가 나를 통해 좋아질 수 있다면, 앞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VFF는 '지난 5년간 박 감독의 노고와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베트남 축구 성장을 위한 그의 강한 책임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단합했다. 투지를 보였다. VFF와 스폰서 관계자들의 관심과 지원,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축구팬의 아낌없는 성원 덕분에 박 감독의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은 베트남 역사에 기록될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그가 남긴 헌신은 앞으로 베트남 축구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큰 동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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