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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원 뇌진탕-맹성웅 골절' 전북, '현대가 더비'가 남긴 '상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10-10 12:55 | 최종수정 2022-10-10 16:03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상처'가 너무 크다. '현대가 더비'가 남긴 '후유증'이다.

전북 현대는 8일 울산 현대에 1대2로 역전패하며, 사실상 우승과 멀어졌다. 승점차는 8, 산술적으로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울산의 전력을 감안하면 역전은 불가능한 미션이다. 전북은 울산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전쟁 같은 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패배였고, 혈흔만이 남았다.

설영우에게 머리를 가격 당한 한교원은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스터드에 찍히며 머리 윗부분이 찢어진 한교원은 통증이 이어지자, 10일 CT 촬영에 나섰다. 뇌진탕이었다. 김영권에게 '몸통 박치기'를 당한 맹성웅도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다. 곧바로 교체아웃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맹성웅은 주말 내내 고통을 호소해 10일 정밀진단을 했다. 뇌진탕은 물론 광대뼈 골절 진단까지 받았다. 다른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강원FC와의 36라운드에는 베스트11 꾸리기도 어려울 정도다. 벤치에 있던 홍정호가 퇴장을 당했고, 김진수는 여전히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공격의 본체나 다름없는 바로우가 누적 경고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데다, 김상식 감독 마저 항의 중 받은 경고로 이번 경기 벤치에 앉을 수 없다. 공수에 걸쳐 핵심 자원들이 모두 빠진 채 강원전을 치러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심리적 타격'이다. 전북은 '역전 우승'이라는 희망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부터 지옥 같은 일정을 이어왔다. 8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16경기를 소화했다. 4일에 한번 꼴로 경기를 치렀다. 초인적인 힘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를 하나로 묶었고, 선수들은 매경기 사력을 다해 승점을 따냈다. 모두가 체력적 우려를 걱정했지만, 전북은 그럴수록 강해졌다. 울산전 전까지 5연승, 그 중에는 주중 울산과의 FA컵 준결승 승리까지 있었다.

마지막 고지가 울산전이었다. 하지만 고비를 끝내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우승 경쟁을 좌절시킨 패배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쓰라렸는데, 석연치 않은 판정이 이어지며, 당한 패배라 선수단의 허탈함은 더욱 컸다. 몸이 부서지도록 달리고도 외부의 힘에 좌우됐다는 생각에, 몇몇 선수들은 경기 후 눈물까지 보일 정도였다.

전북은 강원전에 승점 1만 획득하면 2위를 확정한다. 3위를 이미 결정한만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도 성공했다. 남은 시즌 부담없이 FA컵 결승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다. 그만큼 '현대가 더비'가 남긴 상처는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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