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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 0-2 →2대2무' 대구캡틴 세징야의 투혼골,팬들과의 약속 지켰다[K리그1 현장리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9-13 21:24



'대구 캡틴' 세징야가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대구FC가 13일 오후 7시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32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2대2로 비겼다. 2골을 내준 후 2골을 따라붙는 눈부신 투혼이 빛났다.

중국으로 북상중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쏟아진 이날, 대구 팬들은 악천후를 뚫고 제주 원정을 불사했다. 정규리그 단 2경기(13일 제주, 18일 FC서울)를 남겨둔 상황, 대구는 리그 12개팀 가운데 11위. 2018년 '대팍 신드롬' 이후 매시즌 파이널 A를 지켰고, 절대 에이스 세징야의 활약에 힘입어 약진을 거듭했고, 지난 시즌 3위에 오르며 ACL 진출 쾌거까지 달성한 대구가 올 시즌 4년 만에 파이널B로 내려앉았다. 그것도 모자라 11위까지 추락했다.

가마 감독이 전격 경질된 후 최원권 감독대행이 소방수로 나섰지만 시련은 이어졌다. 결국 한가위인 10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0대5로 대패하며 팬들의 분노가 대폭발했다. 전북전 직후 '캡틴' 세징야는 팬들 앞에서 "어려운 상황에도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라면서 변함없는 응원을 당부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최원권 감독대행 역시 "대구에 온 지 10년째다. 위기에서 이 자리를 맡았고, 스태프들도 밤을 새며 준비하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리고 이날 제주전, 대구 팬들은 경기 2시간 전부터 비바람을 뚫고 제주 원정석에 자리했다. '대구라는 자부심' 플래카드 옆에 '(대구라는) 자부심을 지켜줘'라는 격문을 내걸었다.

후반 중반까지는 제주의 분위기였다. 제주(승점 45) 역시 파이널A 확정이 시급한 상황. 3위 포항, 4위 인천이 먼저 '윗물'을 확정지은 가운데 5위 제주는 강원, 수원FC 등과의 '톱6 경쟁'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대구 못지않게 절실한 홈경기, 전반 19분, 제주의 선제골이 나왔다. 제르소와 김주공의 역습 직후 흘러나온 볼을 향해 박스 안의 진성욱이 포기하지 않고 돌진했다. 대구 이진용의 볼을 걷어내려던 발이 늦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 김주공의 슈팅이 대구 골키퍼 오승훈의 발을 스쳐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후반 시작 휘슬 후 불과 16초 만에 윤빛가람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진성욱의 전광석화같은 쐐기골까지 터졌다. 2-0, 제주의 승리가 유력해 보인 순간, '대구의 왕' 세징야의 발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후반 6분 '벤투호 풀백' 홍 철의 교체 투입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후반 12분 세징야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골의 전조였다. 후반 13분 마침내 대구의 절실함이 골로 응답 받았다. 홍 철의 크로스를 고재현이 머리로 떨궜고, '원샷원킬' 세징야가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제카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고재현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다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할 수 있다! 대구!" 대구 원정 팬들의 함성이 제주벌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2대2 무승부, 대구가 제주 원정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제주는 안방에서 승점 3점을 아깝게 놓치며, '윗물 확정'을 18일 최종전 강원FC 원정으로 미뤘다. 수원FC(승점 44)가 이날 김천 상무에 승리하며 제주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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