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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구장 물에 잠기고, 수원FC에 지고' 포항의 운수 나쁜 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9-06 21:22



[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수원FC와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0라운드.

경기 전 포항 선수단은 비보를 들었다. 초강력 태풍 '힌남노'에 포항 홈구장 스틸야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강한 바람과 폭우로 포항 전역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스틸야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구장 내 전기실과 기계실이 침수됐다. 구단 관계자는 "그라운드는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잔디관리사에 따르면, 오히려 잔디는 물을 잔뜩 머금은 뒤 태풍이 지나가고 강한 햇볕을 받아 더 좋아졌다. 다만 전기실과 기계실 침수로 전기 공급이 어려워져 전광판과 조명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 철강단지와 본사가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더 급한 곳에 인력이 파견돼야 하는만큼, 스틸야드 복구는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포항 구단은 비상이 걸렸다. 일단 최대한 스틸야드를 복구해 14일 수원 삼성전을 안방에서 치르겠다는 계획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포항종합운동장과 경주시민운동장, 대구월드컵경기장까지 섭외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 전 만난 김기동 감독은 "우리가 어제 수원으로 올라왔다. 비가 시작될때 출발했다. 그쪽 상황을 접하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알았다. 스틸야드가 비에 잠겼고, 주변에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워했다.

가뜩이나 악재가 많은 수원FC전이었다. '베테랑 듀오' 신진호-신광훈이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신진호는 최근 '축신'으로 불릴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김기동 감독은 '아들' 김준호를 신진호 대타로 전격 기용했다. 김기동 감독은 "이 자리에 뛸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조합을 고민하다 김준호-이승모 조합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어린 선수라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많이 뛰면서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신광훈의 자리는 완델손으로 메웠다.


신진호 신광훈이 빠진 포항은 확실히 위력이 떨어졌다. 측면을 위주로 기회를 노렸지만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3분 허용준, 전반 23분 고영준의 결정적 헤더가 있었지만 박배종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포항은 후반 임상협 이수빈 김승대 등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좀처럼 포항 다운 공격을 만들지 못했다. 그랜트가 충돌로 교체아웃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결국 수원FC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침착하게 포항의 공세를 막아내던 수원FC는 후반 16분 라스의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무릴로의 패스를 받은 라스는 돌파하며 왼발슛을 시도했고, 이 볼은 수비를 맞고 기대로 포항 골망을 흔들었다. 라스의 시즌 6호골이었다. 수원FC는 이 한 골을 잘 지켜내며, 1대0으로 이겼다. 수원FC는 이날 특유의 공격축구 대신 안정감 있는 수비로 승리를 따냈다. 포항전 2연승을 달린 수원FC는 승점 40 고지를 밟으며 6위로 뛰어올랐다. 포항은 3위(승점 48)에 머물렀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47)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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