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 국제축구연맹(FIFA) 코스타리카 U-20 여자월드컵 '강호' 캐나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대0 완승을 거뒀다. 머리 하나는 더 클 법한 캐나다 에이스들을 상대로 체력, 투지, 기술, 멘탈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세트피스였다.
후반 초반 쏟아진 코너킥 기회, '포항여전고 막내' 배예빈이 전담 키커로 나섰다. 왼쪽 코너에선 오른발로, 오른쪽 코너에선 왼발로,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날선 킥을 쏘아올리는 당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그녀의 킥이 완승의 시작점이 됐다. 후반 8분 배예빈의 날선 코너킥에 이어 상대 수비수 코트널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1-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 17분, 5번째 코너킥, 센터백 문하연이 배예빈의 크로스에 맞춰 날아올랐다. 짜릿한 고공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2대0 승리, 한국은 프랑스를 1대0으로 꺾은 나이지리아를 2위로 밀어내고 조1위에 올랐다. 이제 15일 나이지리아, 18일 프랑스와 마주한다. 조2위까지 8강에 오르고 이후 단판승부로 우승팀이 가려진다.
15일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KFA와의 인터뷰에 응한 미드필더 배예빈은 캐나다전 승리에 대해 "다같이 준비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양발 킥력에 대한 질문에 "학교 팀에서도 세트피스는 내가 찬다. 양발 다 잘 찰 수 있어서 자신 있다"며 씩씩하게 답했다. 오른발잡이 배예빈이 '왼발 능력자'가 된 건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배예빈은 "중학교 때 왼발로 차고 싶은 상황에서 못 찬 게 너무나 불편했다. 그래서 3개월간 연습했다"고 돌아봤다. "팀의 막내로서 언니들에게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배예빈은 나이지리아전 필승 각오를 다졌다. 나이지리아전 세트피스도 책임 질 뜻을 분명히 했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자신있게 하겠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