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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징크스' 넘지못한 강원 '울지 않아' 왜?…'희망을 보았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07-31 16:44 | 최종수정 2022-08-01 06:40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아쉬워? 희망을 보았잖아.'

지난 30일 열린 K리그1 25라운드는 강원FC에게 단순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 하기엔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였다. 강원은 이날 리그 1위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서 1대2로 석패했다. 10년째 울산전 무승 징크스를 넘지 못했고, 2022시즌 첫 3연승도 물거품이 됐다.

아쉬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득점이나 다름없는 결정적인 슈팅이 나올 때마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에 번번이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렇다고 아쉬움만 남은 건 아니다. 한켠에선 미소가 번졌다. 한 번 패하면 연패를 걱정했던 상반기 분위기와 달리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강원의 희망은 이날 경기 내용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전반은 강등권 탈출을 우선 목표로 하는 팀이 강력한 우승 후보를 상대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전체 슈팅에서 15(유효 11개) 대 5(유효 5개)로 강원이 압도했다. 전반에만 강원은 슈팅 10개(유효 8개)의 맹공을 퍼부은 대신 울산을 1개로 봉쇄했다. 기록지만 놓고 보면 '리그 순위가 바뀌었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동안 강팀을 만나면 수비를 먼저 탄탄하게 했던 강원이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선제공격 축구로 화끈함을 선사하고 있다. 후반에 버틸 힘이 빨리 소진되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도전자' 강원 입장에선 과감한 시도다.

그런 희망 중심에는 '영건 삼각편대+α'가 있다. 이번 울산전에서 3-4-3포메이션을 가동한 최용수 강원 감독은 양현준(20)-발샤(24)-김대원(25)의 삼각편대를 가동했다. 20대의 '끓는 피'로 무장한 이들은 강원의 기동력 축구를 이끌었다. 아직 노련미나 속도 조절은 미흡하지만 기회가 왔다 싶으면 어떻게든 마무리하는 적극성은 압도적인 슈팅 우위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특히 대체 신입용병 발샤는 결정적인 한방이 조현우의 슈퍼세이브에 막혔지만 문전에서의 볼터치 능력이나 공간 침투력을 볼 때 '삼각편대'의 완성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 김진호가 있다. 한창 뜨는 신인 양현준 못지 않은 개인기와 돌파력으로 측면의 활력소다. 울산전에서도 탄성을 자아내는 측면 돌파로 김대원의 추격골을 도왔다.

강원의 희망이 이들 '젊은피'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베테랑 한국영(32)이 뒷선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니 금상첨화다. 부상의 악순환으로 인해 이번 25라운드에서 시즌 3번째 출전, 2개월 만에 선발로 뛴 한국영은 '신-구조화'의 정석을 보여줬다. 강원이 빌드업을 하거나 수세로 전환할 때, 공이 가는 곳마다 한국영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원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니 어린 후배들은 더욱 신이 난다.

다음 라운드에서 또다른 강호 전북 현대를 만나는 강원. 높아지는 희망지수에 강원 관계자는 "울산전을 교훈 삼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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