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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불금'보다 뜨겁다, 여성들은 왜 풋살장으로 몰려드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7-03 16:24 | 최종수정 2022-07-29 06:05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괜찮아, 괜찮아. 다시 한 번!"

주룩주룩 내리던 장맛비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지난 6월말 금요일 밤. 운동복 차림의 여성들이 하나둘 경기도 과천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으로 모여들었다. 일주일에 단 한 번 열리는 훈련을 위한 '즐거운' 발걸음이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불금'보다 '풋살!'

두 시간 넘게 구슬땀을 흘린 이기정씨(53)의 목소리는 아직 힘이 남았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젊을 때는 (풋살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웃음)"고 입을 뗐다. 이어 "지역 센터에서 모집 공고를 봤다. (50세를 넘긴) 이 나이를 걱정해 문의했는데 상관없다고 해서 좋았다. 주변에서 다치지 말고 하라고 응원해준다. 생갭다 많은 사람이 지지해줘서 힘이 난다. 신입 치고는 연령대가 높다.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회사 끝나고 훈련한다. 멀고 힘들어도 일주일에 딱 한 번인 훈련이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가 속한 클럽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훈련한다. 대부분 회사 일을 마치고 참가하기 때문에 퇴근 시간과 교통 사정에 따라 10~20분 정도 늦을 때도 있다. 이날도 훈련 전에 모인 인원은 7명이었고, 이후 하나둘 합류해 총 16명이 함께 했다.

3개월 사이에 회원 급증, 여성 풋살 향한 뜨거운 관심

최근 이씨처럼 풋살에 매료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김인한 한국풋살연맹 사무국장은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 각 시도 교실에서 여성 회원을 모집하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비 경기인 출신도 많다. 연맹에서 생활체육대회를 진행하고 있고, 여성부는 하나의 카테고리로만 해왔다. 올해는 여성 1부(축구 선수 경력 무관)와 2부(중학생 이후 경력 없는 분들)로 나눠 진행한다"고 말했다.

현장의 체감 온도도 다르지 않다. 여자 축구부터 시작해 풋살까지 '10+n년차' 이예송씨(32)는 "스무살 때부터 일하면서 찼다. 대학 때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막 생기는 시점이었다. 요즘은 아마추어라도 실력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생각도 같다. 김대원 인천아곤풋살클럽 감독은 "이전에는 선수 출신이 많이 배웠지만 요즘은 초보 레벨이 늘었다. 미디어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남자만의 스포츠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국내 여성 풋살 인구는 약 700명이다. 팀수는 60여팀. 전문가들은 미등록 상태에서 풋살을 하는 인원은 등록수의 약 10배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약 70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강인혜 아우토반FS 감독은 "우리 팀은 올해 3월 3일 창단했다. 창단 멤버는 5명이었고 지금은 15명이다. 거의 다 초보다. 지인을 통해 '게스트'로 오는 분도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두 차례 훈련했었고, 지금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훈련한다"며 웃었다.

K리그 구단들도 '니즈'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경남FC 구단 관계자는 "올해 초 레드로즈FC를 창단했다.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매우 좋아한다. 11명 모집 예정이었는데 배우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서 총 14명을 선발했다"고 했다. 수원 삼성 역시 코로나19 탓에 멈춰섰던 여성 풋살 대회 '블루시스컵'을 재개했다.


24일 경기도 과천 관문체육공원 풋살장에서 여성 풋살클럽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과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6.24/
성취감부터 스트레스 해소까지, 풋살의 '매력'

그렇다면 왜 풋살에 이렇게 폭발적으로 빠져드는 걸까. 아우토반 '병아리반'에서 뛰는 김수정씨(29)는 "지난 4월부터 풋살을 시작했는데 팀 운동을 해보고 싶었다. 동호회 모집 공고를 봤다. 재미있고 실제로 힘들지만 개운하다. 소속감도 갖는다. (실력이) 잘 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느는 모습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내가 못하면 민폐가 된다.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팀동료 이소현씨(29) 역시 "평소에 관심이 많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지난해 '게스트'로 몇 차례 나갔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40~50대 남성들과 볼을 찼다. 사회생활 5년 이상 했는데 새로운 재미를 찾는 것 같다. 스트레스가 많은데 풋살을 하면서 푼다"고 했다.

이변호 프리랜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는 "풋살은 인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축구의 절반 수준으로 5명이 모이면 할 수 있다. 공간도 축구장 4분의 1(가로 40mX세로 20m) 수준이다. 축구장보다 훈련 장소를 구하는 것이 쉽다. 우리 주변 빌딩 옥상에도 있고, 그만큼 접근성도 좋다. 매칭을 도와주는 업체도 있다. 수준에 맞는 다양한 클래스도 개설돼 있다. 최근에는 잘하든 못하든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풋살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풋살 향한 열정, 투자도 아낌 없다

여성들은 풋살에 대한 관심 만큼 투자에도 아낌이 없다. 수원 삼성 블루시스컵에서 우승한 김현선씨(25)는 "초등학교 때부터 공놀이에 관심이 있었다. 오빠가 엘리트 축구 선수 출신이다. 풋살은 좁은 공간에서 패스하는 맛이 있다. 예전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는 것 같다. 이렇게 공을 차는 것은 내 삶의 낙이다. 풋살화, 유니폼 등에 투자를 많이 한다"며 웃었다. 신소희씨(29)는 "풋살 공을 차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세게 슛을 차거나 길게 패스하는 게 좋다. 지금은 풋살이 본업 같다. 팀에서 장비도 많이 샀다. 허들, 드리블 세트도 샀다. 2만원씩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장만했다.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 모두가 풋살에 진심인 것 같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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