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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K리그가 만든 '한 여름의 축구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7-13 21:52 | 최종수정 2022-07-13 22:07


13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토트넘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팀의 6번째 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7.13/

[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박찬준 기자]경기가 시작하자 거짓말처럼 빗줄기가 멈췄다. 토트넘과 K리그가 만든 '한 여름밤의 축구축제'는 상암벌을 뜨겁게 수놓았다.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토트넘과 '팀 K리그'의 친선경기가 펼쳐졌다. 경기 전 세찬 비바람이 불었지만, 팬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우산을 쓴 팬들이 줄지어 경기장으로 모였다. 토트넘의 흰색 유니폼, 특히 손흥민과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팀 K리그'를 응원하기 위해 K리그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모습도 제법됐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 '손-케 듀오'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대신 새롭게 영입된 히샬리송과 루카스 모우라 등이 나섰다. '팀 K리그'는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는 '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 '군인 듀오' 조규성-권창훈(이상 김천)으로 응수했다.

팬들은 작은 플레이 하나 하나에도 뜨겁게 반응했다. 전반 7분 전광판에 손흥민의 모습이 등장하자 탄성이 쏟아졌다. 20분에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모습이 잡혔는데, 콘테 감독은 이를 확인한 후 손을 흔들며 한국 팬들의 함성에 화답했다. 전반 29분 첫 골이 터졌다. 에릭 다이어(토트넘)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팀 K리그' 골망을 흔들었다. '팀 K리그'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전북)가 올려준 크로스를 조규성이 멋진 헤더로 마무리했다. 조규성은 '빅맨 세리머니'에 이어 '거수 경례'로 마무리했다.

전반 36분, 몸을 풀기 시작한 손흥민과 케인은 하프타임에 본격적인 훈련을 통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케인이 후반 시작과 함께 최전방 자리에 섰다. 케인은 후반 1분 멋진 크로스로 김진혁(대구)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이 골과 함께 마침내 'EPL 득점왕'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장내 아나운서가 손흥민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이날 가장 뜨거운 함성이 터졌다.

연이어 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양현준(강원)이 오른쪽에서 깔아준 볼을 라스(수원FC)가 오른발슛으로 마무리했다. 2분 뒤에는 케인이 강력한 왼발슛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22분에는 아마노(울산)의 핸드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는 케인이 아닌 손흥민이었다. 케인이 고국에서 경기를 하는 손흥민을 위해 양보했다. 손흥민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아마노와 케인이 프리킥쇼를 펼치며 한골씩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프린트로 월드클래스를 과시했다. 손흥민의 질주를 막다 친선경기로는 이례적으로 김동민(인천)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케인의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침투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결국 손흥민이 대미를 장식했다. 김지수(성남)의 패스미스를 가로채 이날 멀티골이자 팀의 여섯번째 골을 기록했다.

결국 경기는 6대3 토트넘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치 않았다. 무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축구쇼'를 즐긴 6만4100명의 팬들이 진짜 승자였다.
상암=김성원,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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