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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최근 우리가 알던 '라인브레이커' 김승대(31·포항 스틸러스)의 모습이 경기장 위에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승대는 지난 2일과 5일, 사흘 간격으로 열린 울산 현대와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 20라운드에서 연속해서 멀티골을 쏘며 팀에 2연승을 선물했다.
실제로 김승대가 별명 '라인브레이커'다운 침투 움직임을 다시 선보이기까진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김승대는 "다시 포항에 왔을 때 다리가 돌 같았다. 체중도 그렇고 선수의 몸이 아니었다. 전북에서 경기 횟수가 적어 경기 체력도 부족했다"며 지난 3월 24일 포항으로 컴백했을 당시의 몸상태를 말했다.
선발과 교체, 명단제외가 반복됐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7월이 찾아왔다. 1년짜리 단기 계약을 체결한 김승대가 시즌 내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커지던 때에 부활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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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대가 '선수의 몸'을 되찾고, 경기장 위에서 다시 빛난 데에는 김기동 감독의 '지분'이 상당하다. 김 감독은 때로는 무서운 스승, 때로는 마음 터놓고 고민 상담을 해주는 친한 선배가 되어 김승대의 부활을 도왔다. 전술적으론 김승대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김승대는 "감독님께서 '너를 자유롭게 해주면 어떨까' 얘기를 하시더라. 그렇게 해주시면 저도 더 좋다고 말씀드렸다"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게 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포항 동료들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는 부활의 요인이다. 특히 '오래된 절친' 허용준과 '포항 후배' 고영준은 동해안더비와 성남전에서 연속해서 김승대의 골을 도왔다. 성남전 후반 20분, 허용준은 니어포스트 쪽으로 달려가는 김승대를 향해 기습적인 크로스를 찔러넣으며 역전골을 끌어냈다.
김승대는 "(허)용준이는 룸메이트다. 축구하는 스타일이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는다. (고)영준이는 포항 유스로, 자연스럽게 포항 축구에 잘 스며들었더라. 대견스럽다. 따로 말은 안해도 잘해주니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승대는 울산전 활약으로 본의 아니게 울산과 우승 경쟁을 하는 전북에 도움을 줬다. 경기 후 많은 전북 선수들로부터 감사 메시지와 선물을 받았다고 고백한 김승대는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 대신 "앞서 아쉬운 경기가 많았는데, 전북 위에 있지 않았을까 하고 선수들이 아쉬워한다. 이번에 4연승을 하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며 바로 위에 있는 2위 전북을 추월하겠단 의지를 에둘러 표출했다.
김 감독은 "승대가 포항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김승대의 표정에선 행복함이 읽혔다. 그는 거들먹거리지 않고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퇴근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