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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동국 터닝골 넣고 WC 부상낙마, 18년 뒤 '환상 터닝골' 이승우는 다를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6-22 09:03


이승우.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04년 12월 19일 독일과의 친선경기.

당시 상무 소속이던 이동국(43·은퇴)은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1-1로 맞선 후반 26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골대를 등진 채 180도 돌면서 감각적으로 때린 터닝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유럽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던 올리버 칸도 꼼짝 못하게 만든 '명품 골'이었다. 이 골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18년 만에 '이동국 터닝슛'과 흡사한 골이 터졌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24·수원FC)가 재현했다. 지난 21일 포항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7분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우측 코너킥이 문전에서 헤딩경합하던 선수들의 머리에 맞고 뒤로 흘렀는데 페널티 박스 왼쪽에 있던 이승우가 논스톱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승우는 "코너킥 상황에서 넘어오는 순간 그저 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때렸다"며 웃었다. "2004년 독일전 이동국의 터닝 슛과 흡사했다. 그 때의 골을 알고 있는가"란 질문에는 "득점 장면은 알고 있다. 멋진 골이었다"고 설명했다. 18년 전 이승우는 만 6세였다.

하지만 '180도 터닝골' 이후 축구인생은 이동국과 이승우가 다를 수 있다. 이동국은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두 번째 월드컵 출전을 4년 뒤로 다시 미뤄야 했다.

이승우도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지 1년이 지났다. 2019년 6월 이란전이 마지막이었다. 이승우는 차분하게 때를 기다리고 있다. "항상 (A대표팀 발탁에) 욕심은 있다. 다만 욕심만 부린다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모든 건 감독님의 선택이다. 그래도 경기장에서 항상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경기 연속 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이승우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보다 오는 7월부터 일본에서 열릴 동아시안컵부터 발탁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보수적인 성격인 벤투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이승우의 수비가담과 연계 플레이 부족을 지적하고 있지만,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성숙해지길 바라고 있다.

이승우는 "대표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훈련하고 경기하면 잘할 수 있고,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공격도 하지만 현대축구는 수비도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벤투 감독님의 성향도 잘 알고 있다. 내 약점을 보완하는 건 하루 아침에 되는 건 아니다. 시간에 거쳐서 체력적, 수비적으로 보완해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에 적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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