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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파라과이는 6월 친선 A매치 4경기 중 흥행과 가장 거리가 먼 경기로 보였지만, '축구적'으로 가장 많은 선물을 남기고 떠난 팀으로 꼽힌다. 기예르모 바로스 스켈로토 감독이 이끄는 파라과이는 한국에서 평가전을 치르는 보통의 타대륙 국가들과 달리, 경기 준비가 잘 된 상태로 벤투호를 상대했다. 지난 2일 일본 원정경기에서 1대4로 패할 때만 해도 김빠진 평가전이 될 거란 우려가 있었지만, 근 일주일 동안 국내에서 시차 적응을 마치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소속팀 일정 등으로 일본전에 결장한 주전 수비수 구스타보 고메스(파우메이라스), 파비안 발부에나(디나모모스크바) 등이 합류해 스쿼드도 강화했다.
한국은 후반 21분 손흥민(토트넘)의 프리킥과 후반 추가시간 3분 교체투입된 엄원상(울산)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합작골로 2대2로 비겼다. 내용에선 앞섰다고 결코 말할 수 없었다. 파라과이 선수는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을 저지하기 위해 레슬링 기술까지 불사했다. 의욕, 체력이 떨어진 후반 우수수 실점한 이집트와는 달랐다. 한국의 실력을 평가할 '평가전'의 의미에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한 경기를 통해 벤투호는 많은 걸 얻었다.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빠졌다곤 하더라도 공격진에 비해 수비진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깨달았다. 한국은 이번 4연전에서 브라질전 5골, 파라과이전 2골, 이집트전 1골 총 8골을 허용했다. 한 번의 패스미스가 치명적인 역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부상으로 하차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서 그의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국내 친선전에서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쌓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월드컵 예선에서 '꽃길'을 걸었던 벤투호에 정작 필요한 건 현실을 일깨워줄 팀의 존재였다. 브라질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해줬다면, 파라과이는 FIFA랭킹 50위인 팀도 준비만 잘 됐다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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