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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브라질의 1조 스쿼드와 74만명의 동시 접속자'…이런 '머니 전쟁'은 없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2-05-30 14:29 | 최종수정 2022-05-31 05:52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가졌다. 그라운드에 대형 태극기 카드섹션이 펼쳐지는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있다.
오늘 경기 관중은 총 6만4174명으로 2013년 10월 브라질과 친선경기 이후 5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0.12/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 친선 A매치를 치르기 위해 방한 중인 브라질 슈퍼스타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는 29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게시글 하나를 올렸다.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놀이공원 에버랜드에서 보낸 추억을 공유했다. 에버랜드의 대표 놀이기구인 T-익스프레스, 바이킹 운행 중 직접 찍은 사진과 영상을 1억7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들에게 소개했다. "웃음과 모험의 날"은, 네이마르의 첫 'K-놀이공원' 방문 감상평이다.

네이마르가 올린 게시글 중에는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이 같은 열차에 타고 있는 모습을 담은 판매용 사진도 있었다. 히샬리송(에버턴),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 루카스 파케타(리옹), 프레드(맨유),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 마테우스 쿠냐(AT마드리드), 에데르송(맨시티), 하피냐(리즈) 등이 활짝 웃는 모습이 찍혔다. 이들이 국내 놀이기구 열차에 올라탄 모습은 참 낯설고 신기했다.

문득 이 열차에 올라탄 선수들의 몸값, 나아가 이번에 방한한 브라질 선수들의 추정 이적료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이적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자체 알고리즘으로 책정한 이적료에 따르면, 이번에 방한한 브라질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8억7950만유로(약 1조1830억원)에 달한다. 문자 그대로 '1조원이 넘는 스쿼드'가 내달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누비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벤투호의 몸값은 총 1억3228만유로, 한화로 약 1780억원이다. 약 6.6배 차이다. 금액으론 1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1조원이 넘는 스쿼드'는 수많은 '월드클래스'들을 담고 있다. 이번 브라질 대표팀에서 5000만유로(약 670억원) 이상의 몸값을 지닌 선수만 8명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1억유로), 네이마르(9000만유로)를 비롯해 수비수 마르퀴뇨스(파리생제르맹·7500만유로), 골키퍼 알리송(리버풀·6000만유로), 미드필더 파비뉴(리버풀·6000만유로), 수비수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6000만유로), 미드필더 카세미로(레알 마드리드·5000만유로), 공격수 히샬리송(에버턴·5000만유로)이다. 비니시우스는 29일 2021~202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레알에 14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긴 주인공이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10년 가까이 에이스로 존재한 네이마르에서 비니시우스로 서서히 '대표팀 권력'이 이양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벤투호도 5000만유로 이상의 몸값을 지닌 선수를 보유했다. 손흥민(토트넘·8000만유로)이다.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넣으며 첫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은 비니시우스, 네이마르, 마르퀴뇨스 등과 어깨를 견줄 유일한 한국 선수다.

대략 10년 전만 해도 손흥민과 브라질 스타들의 몸값 차이는 컸다. 2013년 우리나라와 브라질이 상암에서 친선전을 펼쳤을 당시, 손흥민 몸값은 1400만유로였다. 2019년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국-브라질전 당시엔 8000만유로로 껑충 뛰었다. 같은 2013년과 2019년, 네이마르의 몸값은 각각 5000만유로와 1억6000만유로였다. 네이마르는 2017년 여름 FC바르셀로나에서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면서 역사상 최초로 이적료 2억유로 시대를 열었다. 주급만 86만5000유로였다. 당시 영국 BBC는 '당신이 네이마르의 연봉을 벌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란 기사에서 네이마르가 숨만 한번 쉬어도 수십만원씩 통장에 꽂히는 계산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마르가 파리생제르맹 이적 후 잦은 부상과 챔피언스리그 무관이 지속되면서 몸값이 가파르게 추락하는 시기에 손흥민이 존재감을 높이면서 둘간의 격차가 부쩍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네이마르가 여전한 티켓 파워를 지닌 슈퍼스타란 게 이번 방한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입국 공항 현장부터 네이마르와 브라질 선수들이 관광을 다니는 코스마다 수많은 팬들이 따라다니고 있다. 한국-브라질전은 예매 당일 74만명이 동시 접속하며 서버가 몸살을 앓았다. 74만명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수용인원의 10배가 넘는 인원이다. 'EPL 득점왕' 손흥민과 '슈퍼스타' 네이마르, 두 '월클'의 존재가 '역대급 예매 대란'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브라질과의 매치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25억원(추정)이 넘는 비용(대전료, 항공료, 숙박비 등)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 국내에서 유관중 A매치를 치르지 못해 입장권 수익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브라질전은 현재 매진(약 6만석)된 입장권 수입 등을 감안할 경우 투자금 이상의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입장권은 최고 35만원 프리미엄석부터 최하 3만원 3등석까지 다양했다. 여기에 브라질은 경기 2~3일전 방한해 경기만 치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전 입국해 한국 문화를 즐기는 한편, 시차 적응도 마쳤다. 최고의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브라질전 이후 칠레(6일), 파라과이(10일), 이집트(14일)를 줄줄이 상대한다. 상대적으로 대전료가 싼 세 팀과의 경기가 알짜일 수도 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칠레전도 이미 티켓이 매진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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