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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난입→폭행·조롱' 천국된 英, 애꿎은 선수·감독·팀만 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5-25 14:02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잉글랜드대표팀이 1년여 전 받은 징계를 적용받는다.

2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국영방송 BBC에 따르면, 영국축구협회는 다음달 12일 영국 울버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잉글랜드-이탈리아의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그룹3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른다.

UEFA는 지난해 7월 11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로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팬들이 그라운드 난입, 물건 투척, 국가 연주 방해 등 난동을 피웠다는 이유로 향후 UEFA 대회 2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러야 한다는 징계를 내렸다. 단, 두 번째 경기에 대해선 2년의 유예 기간을 뒀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벌금 10만유로(약 1억3800만원)을 함께 부과 받았다.

당시 일부 잉글랜드 팬들은 경기장 펜스를 넘어 무단으로 경기장에 침입했고, 팬들끼리 무력 충돌이 발생해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경찰이 출동했고 경기장 내 주요 시설이 파괴됐다.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의 아버지는 경기 전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걱정"이라며 "축구에는 분명 책임이 있다. 축구가 열리는 날에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음에도 막지 못하는 건 더 큰 문제다. 그 행동들과 영향들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잉글랜드에선 팬들의 피치 난입 이후 폭행 사건이 계속 번지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맨시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이후 팬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는데 일부 팬들이 선을 넘었다. 애스턴 빌라 골키퍼 올센의 뒤통수를 때린 것. 올센은 팬들에게 얻어맞은 머리를 움켜쥐며 라커룸으로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20일에는 에버턴이 EPL 잔류에 성공하자 팬들의 피치 난입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에버턴 팬들이 크리스탈 팰리스의 파트리크 비에이라 감독을 조롱하자 격분한 비에이라 감독이 이 팬을 향해 발차기를 날려 FA가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팬들의 도를 넘는 행동이 계속되자 FA는 성명을 통해 '팬들의 반사회적 행동이 증가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 축구 경기장은 모두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공간이어야 하며, 이런 사건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버임엄 시티의 공격수 트로이 디니는 "관중이 그라운드로 당장 걸어가고 싶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선수가 그 현상에 대응하고 팬이 크게 다칠 수 있다. 결국 선수는 징계를 받을 것이며, 징역살이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선수도 매우 쉽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만일 칼에 찔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게 선수의 잘못인가"라고 주장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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