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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팍의 킹' 세징야(33·대구FC)가 50-50클럽 대기록을 마침내 달성했다.
대구는 22일 오후 4시 30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 강원FC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43분 김진혁, 후반 11분 라마스, 28분 정태욱의 연속골, 세징야의 2도움에 힘입어 3대0으로 완승했다.
경기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마 감독에게 '강원전 50-50' 가능성을 묻자 기다렸다는 듯 "그걸 기대하고 있다"고 즉답했다. "세징야가 포인트를 올려야 팀이 승리할 수 있다. 오늘 꼭 기록을 달성하기 바란다. 개인적 기록뿐 아니라 팀 승리를 위해서도 더 좋은 활약을 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가마 감독의 바람은 전반 43분 현실이 됐다. 5백 수비로 질기게 맞서던 강원을 전반 막판 대구가 강하게 몰아붙이던 상황, 0-0 코너킥 찬스에서 세징야의 빨랫줄 같은 크로스가 '대구 캡틴' 김진혁의 머리 위로 배달됐다. 김진혁이 지체없이 골망을 흔든 후 공을 유니폼 상의에 넣고 '젖병'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 신랑이 벅찬 골 세리머니로 '2세 소식'을 팬들에게 전했다. 대팍을 가득 메운 대구 팬들이 "김진혁!"과 함께 "세징야!"를 연호했다. 세징야가 김진혁의 고마운 머리를 두드리며 50-50클럽 가입을 자축했다. 이날 강원 수비에 연거푸 막혔던 세징야, 알고도 못막는 세징야가 기어이 1도움을 추가하며 2016년 대구 유니폼을 입은 이후 7시즌만에 통산 191경기에서 50도움을 완성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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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팍 대형 전광판엔 세징야의 '50-50'을 축하하는, 준비된 메시지가 번쩍였다. 대구의 역사, 대팍의 역사는 곧 세징야의 역사다. 팬들은 "세징야 바모 오에오에오~"(세징야 응원가)를 열창하며 대구의 새 역사를 쓴 세징야의 쾌거를 축하했다. 대구가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강원은 이날 2002년생 양현준, 2000년생 김진호가 저돌적 움직임으로 패기만만하게 맞섰지만 최용수 감독의 말대로 "탄탄한 총잡이의 부재"가 아쉬웠다. 디노, 이정협, 고무열 등의 잇단 부상 속에 양현준, 김진호 등 2000년대생 영건들의 패기는 빛났지만 안방에서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대구를 막기란 불가능했다. 후반 11분, 이번엔 라마스의 왼발이 번뜩였다. 고재현의 패스를 이어받은 직후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상단을 흔들었다. 골 직전 제카와 임창우, 라마스와 김동현이 충돌했으나 정동식 주심은 VAR 판독 후 골을 인정했다.
후반 27분, 대팍이 또 한번 들썩였다. 세징야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고재현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1분 후인 후반 28분 강원 윤석영이 대구 제카와 충돌하며 옐로카드를 받았고, 이어진 프리킥에서 세징야의 미친 발끝이 또다시 불을 뿜었다. 이번엔 정태욱의 머리를 향했다. 강원 골키퍼 유상훈의 손끝을 스친 볼은 마법처럼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세징야가 50~51도움을 한꺼번에 기록하며 대구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후반 39분 세징야가 이근호와 교체되는 순간, 팬들은 기립박수로 세징야의 쾌거를 뜨겁게 축하했다. 세징야의 대구는 '대팍극장' 오픈 이후 강원전 안방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리그 5경기 무패(2승3무)와 함께 FC서울과 나란히 승점 17점을 적립했다. 리그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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