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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의 우려' 16년 전 '라자냐 게이트' 재소환, 콘테 "알고 싶지 않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5-22 01:09 | 최종수정 2022-05-22 01:17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하필 왜 지금일까. 토트넘의 '라자냐 게이트'가 재소환됐다.

16년 전의 불길한 기운이 토트넘을 휘감고 있다. 마틴 욜 감독이 이끌던 2005~2006시즌이었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올 시즌처럼 토트넘이 4위, 아스널이 5위였다. 두 팀의 승점 차는 1점이었고, 토트넘은 자력 4위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트넘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라자뉴 등을 먹은 후 집단 식중동 증세를 보였다. 격렬한 구토와 설사로 1분도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팀의 간판인 로비 킨과 마이클 캐릭 등 10명의 선수들이 신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경기 연기를 타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예비 선수까지 급호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결과는 참혹했다. 토트넘은 웨스트햄과의 최종전에서 1대2로 패한 반면 아스널은 위건에 승리했다. 아스널이 극적으로 4위를 차지하며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분노했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공개 서한을 보내 재경기를 요청했다. 대부분의 구단이 지지했고,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수장이었던 블래터 회장도 토트넘의 편에 섰다. 하지만 재경기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역학 조사 결과 애꿎은 '라자냐'만 피해를 봤다. '라자냐 게이트'가 대명사가 됐지만 실제로는 선수 한 명이 노보바이러스에 걸려 팀 전체에 퍼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공교롭게도 그 악몽이 다시 토트넘에 엄습했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번리전을 앞두고 위고 요리스, 데얀 쿨루셉스키, 해리 윙크스, 피에를루이지 골리니가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이어 에메르송 로얄과 해리 케인도 그 덫에 걸렸다.

케인을 잃을 경우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는 손흥민으로서도 큰 낭패다. 다행히 케인은 정상 훈련에는 복귀했다. 23일 0시 열리는 노리치시티와의 리그 최종전에 출전하는데도 이상이 없다. 하지만 100%의 컨디션은 아닌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 토트넘이 4위(승점 68), 아스널(승점 66)이 5위다. 골득실차가 워낙 커 토트넘은 비기기만해도 4위를 확정짓는다. 하지만 2006년의 상황이 재연되면 4위의 주인은 또 바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노치리시티전을 앞두고 '라자냐 게이트' 우려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운이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알고 싶지 않다. 우리는 이번 주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아주 잘 준비했다"며 "최종전을 위해선 100% 집중해야 한다. 늘 얘기하지만 잉글랜드에는 쉬운 경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 시절 경험을 비춰볼 때 지난 경기에 운이 좋았다면 다음에는 운이 안좋은 상황이 벌어지더라"며 여운을 남겼다.

토트넘은 2006년 운이 안 좋았던 상황이라 이번에는 정반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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