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 주, 2주간 휴식기가 생긴 대전하나 시티즌은 충북 보은으로 일주일간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유가 있었다.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보조경기장, 클럽하우스가 있는 덕암 A, B구장을 모두 관리하는 대전하나는 잔디를 위해 '통기배토'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보은 쪽 숙소가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이민성 대전 감독은 잔디 관리를 위한 프런트의 뜻을 이해하고 전훈행을 택했다.
여기에 원활한 잔디관리를 위해 유럽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전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천연잔디 생장용 인공 채광기(TLS 36)를 두 대나 구입했다. 인공 채광기는 태양빛을 대신해 빛 에너지를 공급해 잔디의 빠른 회복과 성장을 돕는 장비로 이미 유럽에서 천연잔디 성장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음영지역과 잔디 성장이 더딘 부분, 손상이 심한 부분을 집중 조명하여 천연잔디의 생장을 돕는 전문 장비로, K리그에서는 대전이 최초 구매했다.
최고의 하드웨어를 갖췄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잔디 관리를 위해 '마인드'까지 바꿨다. 잔디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신재민 기획운영실장은 "잔디 관리의 핵심은 결국 소통"이라고 했다. 여름은 고온다습하고, 겨울은 추운 한국식 기후를 감안하면 잔디가 자랄 수 있는 시기는 4, 5, 6, 9, 10월 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포인트다. 헌데 사용자는 당연히 최대한 많이 좋은 잔디를 활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잔디는 많이 쓰면 쓸수록 상할 수밖에 없다. 결국 더 많이 쓰려는 사용자와 관리자 사이에서 잘 조율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신 실장은 "좋은 잔디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관리다. 잔디가 쉬고 자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지도자도 루틴이 있고, 선호하는 장소도 있다. 한 곳에서만 훈련하면 당연히 잔디가 상할 수밖에 없다. 최근 잔디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투자와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잔디를 쓰는 지도자와 관리자 간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