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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시즌 최다골까지 새로 쓴 '리빙 레전드' 손흥민, '전설' 차붐 뛰어넘었다[SC이슈]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5-02 13:0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지막 남은 하나의 기록마저 넘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30·토트넘)이 마침내 '전설' 차범근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에서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이날 득점으로 시즌 18, 19호골을 쏘아올린 손흥민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현역 시절이던 1985~1986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기록한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17골)을 뛰어넘었다.

손흥민에게 차범근은 우상이자 목표였다. 손흥민은 동북고 재학 중이던 2008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 해외 유학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되며 함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했다. 빠르게 두각을 나타낸 손흥민은 2009년 함부르크2를 거쳐 18세였던 2010년 성인팀으로 올라왔다.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던 손흥민은 2012~2013시즌 두자릿수 득점(12골)에 성공하며 빅클럽의 눈길을 끌었다. 독일 무대에서 착실히 성장하는 손흥민을 향해 사람들은 '차붐'을 대입하기 시작했다. 차 전 감독 역시 자신의 후계자로 손흥민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독일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며 차 전 감독의 활약상과 영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손흥민은 차 전 감독과 비교할때마다 손사래를 쳤다.

손흥민은 2013년 새로운 팀에 둥지를 틀었다. 레버쿠젠이었다. 차 전 감독이 6시즌을 뛰며 전성기를 누렸던 바로 그 팀이다. 차붐의 발자취를 따라간 손흥민은 항상 차 전 감독을 생각했다. 특히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걸려있는, 1988년 UEFA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차 전 감독의 사진은 큰 자극이었다. 언제나 그 사진을 보면서도 다짐했다. 차 전 감독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레버쿠젠에서 뛴 두 시즌 동안 29골을 넣은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2015년 여름 다시 한번 변화를 택했다. 자신의 꿈이었던 EPL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였던 3000만유로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해 부진했던 손흥민은 두번째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이후 손흥민은 차범근의 벽을 조금씩 넘었다. 2016~2017시즌에는 21골을 넣으며 차 감독이 갖고 있던 유럽 무대 한시즌 최다골(19골)을 새로 썼다. 2019년 11월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차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까지 넘었다. 손흥민은 150호골을 넘어 현재 177골을 기록 중이다. 2020년 10월 맨유전 득점으로 차 감독의 한국인 빅리그 최다골(98골)을 넘었다. 마침내 마지막 남은 한 시즌 최다골 기록마저 새로 쓰며 '전설'을 뛰어 넘었다.

'차붐'을 넘은 손흥민은 이제 확실한 아시아 넘버1이다. 이미 숱한 '최초, 최고'의 기록을 쓴 손흥민이다. EPL-FA컵-UCL까지 세개 대회의 아시아 최다 골, 최다 도움, 최다 공격포인트 모두 손흥민의 몫이다. EPL 아시아 최초 10-10 클럽 가입, 아시아 최초 이달의 선수상 수상, 아시아 최초 올해의 골 수상, 아시아 최초 PFA 올해의 팀 수상, 발롱도르 아시아 역대 최고 순위 등 열거가 어려울 정도다.

'리빙 레전드' 손흥민은 이제 전입미답의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득점왕이다. '차붐'도 가지 못한 길이다. 19호골로 손흥민은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22골·리버풀)와의 격차를 3골로 줄였다. 토트넘의 남은 경기는 4경기. 주춤하고 있는 살라와 달리, 손흥민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역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 한 뒤 "기회가 나면 나는 늘 골을 넣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득점왕은 늘 나의 꿈이다"라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는 '손흥민 시대'를 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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