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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4625명:슈퍼매치 코로나후 최다관중'서울,수원에 2대0승!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2-04-10 20:53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언론에서 '슈퍼매치'를 '슬퍼매치'라고 하더라."

'수원 삼성 레전드' 박건하 감독은 10일 오후 7시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과거의 영화'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예전까진 안되더라도 좋은 경기를 통해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했다. 2010년 FC서울이 잘 나가던 시절, 수석코치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안익수 감독은 '프로론'으로 답했다. "프로는 팬들에게 벅찬 감동을 주는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오늘 팬들이 많이 오셨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10년 전 기세등등 리그를 호령하던 FC서울-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와는 격세지감. 이날 양팀은 절박했다. 8라운드까지 양팀의 승점은 똑같이 7점, 나란히 1승4무3패. 7경기 무승의 서울이 10위, 6경기 무승의 수원이 11위였다. 2022년 봄밤, 하위권 탈출을 위해 서로를 제물 삼아야 하는 '이겨야 사는' 절체절명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10년 전과 변함없는 건 팬들의 열정이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의 팬들은 달랐다. 선수들이 가장 힘든 시련의 순간을 팬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서울과 수원, 1만4625명의 '찐' 축구 팬들이 봄밤 상암벌을 메웠다. 올 시즌 최다 관중은 물론 2020년 11월 1일 전북-대구전 1만251명, 2021년 12월 5일 전북-제주전 1만3902명을 뛰어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근 3년새 최다 관중을 찍었다.

양 팀 선수들 역시 이를 악물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치열하게 달렸다. 홈팀 서울은 김신진과 함께 나상호-한승규-팔로세비치-조영욱이 2선에 늘어섰다. 수원은 무승 탈출을 위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외국인선수 그로닝을 빼고 빠르고 영리한 스리톱, 류승우-김건희-정승원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양형모의 코로나 확진으로 '2000년생 수원 유스' 박지민이 올시즌 처음으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 초반 양팀 '영건'들이 번뜩였다. 전반 2분만에 한승규의 날카로운 슈팅을 박지민이 막아냈다. 전반 3분 정승원이 오른쪽 측면을 뚫어내며 쏘아올린 슈팅이 불발됐다. 전반 7분 나상호의 왼발 슈팅을 박지민이 막아섰다. 곧이어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김건희의 헤더가 골망을 뚫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양팀의 젊고 빠른 공격수들을 막기 위한 수비 전쟁이 뜨거웠다. 전반 19분 김건희를 잡아챈 서울 이한범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24분 이태석도 정승원에게 위험한 태클을 가하며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36분 서울 김신진이 단독 쇄도 찬스에서 데뷔골을 놓쳤다. 전반 37분 정승원의 날카로운 슈팅을 '서울 골키퍼' 양한빈이 막아냈다. 수원의 날선 공격이 이어지자 '수비장인' 안익수 감독이 스리백을 가동해 상대를 묶었다. 수원은 중원의 사리치와 센터백 불투이스, 이한도가 몸 던진 수비로 맞섰다. 치열한 공방 속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에도 분투는 이어졌다. 후반 5분 나상호가 문전을 향해 쇄도하자 이한도가 막아섰다. 후반 15분 한승규의 오른발 슈팅이 박지민이 잡아냈다. 후반 16분 박스안에서 서울 팔로세비치가 이한도와 함께 넘어졌지만 정당한 경합으로 인정됐다. 후반 23분 나상호의 크로스에 이은 팔로세비치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후반 30분 서울은 김건희와 충돌하며 발목을 다친 이한범 대신 이상민을 투입했다. 수원은 사리치 대신 강현묵을 넣었다. 후반 32분 문전으로 단독 쇄도하던 김건희를 오스마르가 충돌해 넘어졌다. 정당한 경합으로 판단됐다. 팽팽했던 전쟁은 후반 34분 팔로세비치의 왼발이 승부를 갈랐다. 조영욱의 패스를 이어받은 팔로세비치의 슈팅이 골망 구석으로 빨려들었다. 팔로세비치가 슈퍼매치에서 시즌 첫골,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44분 이한도가 박스 안에서 조영욱을 미는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나상호의 통렬한 쐐기골, 서울 홈팬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2022년 봄 슈퍼매치의 승자는 서울이었다. 2대0 승리와 함께 7경기 무승을 끊어냈다. 수원은 7경기 무승 늪에 빠졌다. '승자 독식(Winner takes it all)', 하지만 이날 슈퍼매치의 진정한 승자는 미우나 고우나, 팀을 지키는 1만4625명의 관중이었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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