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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K리그1 울산-전북의 우승결정전, 90분 종료 휘슬과 동시에 '울산 센터백' 김기희는 그만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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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희는 직전 포항전에서 주전 센터백 불투이스가 퇴장 당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15년만의 우승을 결정지을, 중요한 경기에서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을 것이다.
축구가 제아무리 실수의 스포츠라지만, 빅매치에서 치명적인 실수는 선수도, 팬들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지난해 포항과의 최종전 스로인, 올 시즌 첫 전북전과 마지막 포항전의 퇴장 악재… 왜 반드시 잡아야할 절체절명의 경기에서 평소 하지도 않던, 황당한 실수가 나오는 건지, 그리고 이 실수 하나에 한해 농사의 성패가 좌우된다니, 축구는 때로 달콤하지만 때로 너무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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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 기자회견에서 김도훈 울산 감독은 김기희의 실수에 대해 "축구하다보면 많은 상황이 생긴다. 운이 나빠서도 생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불투이스가 뛸 수 없는 상황, 김기희는 내달 1일 광주와의 최종전을 또다시 준비해야 한다. 전북과의 FA컵 결승 1-2차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도 이어진다. 죽을 것처럼 힘든 상황에도 축구는 계속된다.
김 감독은 "선수는 이렇게 패배하게 되면 정말 괴롭다. 여러분이 상상하지 못할 기분일 것"이라고 했다. "위로를 할 수밖에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휴식이 필요하다.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 지나간 것은 빨리 잊고 다음에 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축구는 계속해야 한다. 계속 발전해나가야 한다. 누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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