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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CEO 하실 뜻은 없으셨어요?"
이 가운데 무리뉴 감독이 벵거 감독에게 한 질문은 단연 축구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 맨유 사령탑으로 일하던 시절, 벵거 감독의 아스널과 지독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었다. 마주칠 때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설전을 펼쳤고, 몸싸움, 악수 거부 사태까지 빚으며 화제와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이날 무리뉴 감독의 질문에는 2017년 아스널 지휘봉을 놓은 후 FIFA에서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벵거 감독을 향한 리스펙트가 듬뿍 담겼다.
벵거 감독의 답변은 이랬다. "아스널에서 어드바이저(조언자)로서 이사진에 남는 것을 생각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톱 레벨 대회나 경기에 대해서 빅클럽의 지식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축구를 통해 성공하는 데는 많은 길이 있다고 믿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을 예로 들면 축구를 알고 클럽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가고, 베켄바우어, 회네스, 루메니게에 이르기까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그 성공을 이어가는 모습들이 있다. 또는 잉글랜드 구단처럼 후딱 돈을 써서 후딱 성공(quick money quick success)을 가져오는 방식도 있다. 둘다 통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구단은 첫째가 고유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지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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