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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매치를 가능케한 K리그, 송민규 엄원상 이주용 이정협 돋보였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10-11 15:55 | 최종수정 2020-10-12 05:45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매치 1차전이 9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올림픽팀 송민규(왼쪽)가 동점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0.09/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매치 1차전이 9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국가대표팀 이주용이 드리블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0.09/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매치 1차전이 9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올림픽팀 엄원상이 질주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0.09/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매치 1차전이 9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동점골을 넣은 국가대표팀 이정협이 공을 들고 뛰어나오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0.09/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형과 아우'들의 첫 대결에서 총 4골이 터졌다. 약 10개월만에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는 국내 축구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었다. 아우들의 팀 김학범호는 형들의 팀 벤투호를 혼쭐냈다. 코로나19 시대에 어렵게 성사된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스페셜매치 1차전은 K리그가 있어 가능했다.

9일 열린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스페셜매치 1차전은 2대2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등 유럽파들을 부르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해외파들을 국내로 차출하는 건 불가능했다. 스페셜매치는 전부 K리거들로 채워졌다. 일본 A대표팀은 J리그 일정 강행으로 국내파 차출이 어려워 해외로 나가 외국팀과 친선 A매치를 가졌다. K리그는 1부 리그 경기를 잠시 멈추고 스페셜매치에 응했다. 올스타전을 방불케하는 스페셜매치는 K리그 팬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스페셜매치 1차전은 친선경기 이상으로 치열했다. 모처럼의 국가대표팀 경기는 선수들에게 제대로 동기부여가 됐다. 해외파가 없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K리거들은 있는 힘을 모두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김학범호의 송민규(포항), 엄원상(광주), 벤투호의 이주용(전북) 이정협(부산)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학범호의 첫 부름을 받은 송민규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5분 왼발 동점골을 뽑았다. 골박스 내에서 촘촘한 수비벽을 현란한 개인기로 뚫고 골맛을 봤다. 그는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을 노리고 있는데 김학범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준 장면이었다. 송민규는 "더 잘 해야한다. 그래야 올림픽을 갈 수 있다. 경기장에서 자신감있게 하되 더 세밀한 부분에 신경써야 한다. 골보다 감독님이 주문하신 부분을 새겨듣고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민규는 올해 K리그 1부 영플레이어상 후보 1순위다. 올 한 해 가장 큰 폭의 기량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리그 2골에서 올해 리그 10골-5도움으로 수직 상승했다. 프로 3년차 송민규는 K리그를 '씹어먹을' 기세다. 또 그 상승세를 대표팀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이어갔다. 그는 당돌하면서도 당차다. 전문가들은 "송민규가 김학범 감독은 물론이고 A대표팀 벤투 감독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겼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엄살라' 엄원상도 김학범호에서 조커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역습 과정에서 A대표팀 형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중앙 공격수 오세훈(상주)과의 연계 플레이도 매끄러웠다. 엄원상은 올해 송민규에 맞먹을 정도로 큰 기량 발전을 보였다. 이제 발만 빠른 엄원상이 아니다. 그는 올해 K리그에서 7골-2도움을 기록하며 마무리 능력도 끌어올렸다. 펠리페-윌리안과 함께 광주가 파이널A에 올라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엄원상은 지난해 폴란드 FIFA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이며 올초 김학범호가 출격했던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벤투호 선제골 주인공 이주용은 깜짝 발탁에 이어 깜짝 골까지 뽑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것도 자신이 잘 사용하는 왼발이 아닌 오른발 슈팅으로 송범근(전북)이 지킨 골망을 흔들었다. 이주용은 스페셜매치 1차전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15분 오버래핑 과정에서 공간 돌파 후 가운데로 치고 들어가며 오른발 땅볼 중거리포로 골을 터트렸다. 이주용은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김진수가 여름에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 후 출전 기회가 늘었다.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벤투호에 승선했고, 그 기회를 잘 살렸다. 이주용은 "팀에서 경기 출전이 적었기 때문에 뜻밖이란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 소리를 듣기보다는 내가 하는 역할, 팀이 추구하는 방향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커 공격수 이정협은 벤투호를 패배 일보 직전에서 구한 구세주다. 후반 44분, 김인성(울산)의 패스를 받아 달려들어가며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었다. 이정협은 지난해 12월 부산 동아시안컵 때 벤투호의 부름을 받았고, 우승을 함께 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스페셜매치 때도 이정협과 김지현 두 명의 센터 포워드 자원을 차출했다. 김지현이 1차전서 선발 출전했지만 벤치대기였던 이정협이 막판 해결사 노릇을 했다.

1차전으로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1차전에 매료된 축구팬들은 2차전에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스페셜매치 2차전에선 어떤 K리거가 기량을 뽐낼지 축구팬들은 궁금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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