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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과를 만들지 못하는 축구가 정말 좋은 축구일까, 선수들이 구현해내지 못하는 축구가 과연 좋은 축구일까.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 이하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후방 빌드업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서 구현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볼도 후방에서만 돌 뿐이고, 공격 지역에서는 날카로움이 부족하다. 공격을 위해 라인을 극도로 올리다보니 항상 뒷공간에 문제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결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공격축구를 추구하고 있지만, 골이 터지지 않고, 그러다보니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설 감독이 매경기 기자회견마다 언급하는 대로 경남은 K리그2 최고 수준의 스쿼드를 갖고 있다. 요리로 치면 재료는 훌륭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요리가 맛이 없다는 건 결국 요리사의 잘못이다. 경남은 올 시즌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다. 경남이 투자한 이유, 결국 승격이다. 경남이 설 감독을 택한 이유, 좋은 축구도 있지만 결국 승격이다. 설 감독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나쁜 축구로 결과를 만들기 쉽지 않지만, 좋은 축구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설 감독 역시 "승격이 전부가 아니다. 그냥 그런 축구로 승격하면, 결국 다시 강등이다. 우리가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면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 좋은 축구가 모두의 인정을 받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경남은 K리그2 최고 수준의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선수들의 능력을 100%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설 감독은 연습에서 좋은 장면을 보이지 않으면 철저히 외면한다. 김승준 룩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연습 보다 실전에서 더 잘하는 선수들도 있다. 설 감독식 축구의 기본은 포지셔닝인데 정작 그 포지션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를 기용하지 않다보니 최고의 축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용에서 변칙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네게바가 가운데로 가거나, 혹은 갸우뚱하는 조합이 나올 때가 많다. 실제 경남은 매 경기 다른 베스트11을 내세우고 있다. 결국 일괄된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결과도 못만들고 있는 현실이다.
성적이 안나오니 설 감독이 장점으로 하는 유럽식 자율축구가 점점 사라지고, 결국 이 전 경남의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딜레마에서 출발한 문제가,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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