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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기성용 "대표팀 복귀? 생각한 적 없다. 서울에서 보여드리는 게 우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7-22 11:21


FC서울 기성용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질의 응답에 응하고 있다.
2006년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 입단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와 선덜랜드, 뉴캐슬 등 유럽에서 뛴 후 1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상암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7.22/



[상암=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긴 시간 기다렸다. 팬을 만족시켜드리는 게 큰 목표."

기성용(31)은 11년 만의 귀환을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했다. 기성용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열린 복귀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K리그 복귀 첫걸음을 뗐다.

FC서울은 전날 기성용의 메디컬테스트에 이어 입단 절차를 완료했다. 계약기간은 2023년까지 3년 6개월. 이외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연봉이 팀 내 최고 수준인 7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까지 4시즌을 K리그에서 뛴 뒤 유럽으로 진출했다. 스코틀랜드 셀틱FC를 시작으로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10년여의 해외생활을 보낸 그의 복귀는 다소 우여곡절이었다. 2019∼2020시즌 들어 뉴캐슬에서 기회를 얻지 못해 지난해 말부터 새둥지를 찾아 나섰다. K리그 복귀가 유력한 대안이었다.

셀틱 이적 당시 '국내 복귀 시 우선 협상을 해야 한다', '국내 타 구단 입단 시 26억원의 위약금' 조건을 걸었던 터라 FC서울이 우선 대상이었지만 협상이 순탄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2월 전북 입단을 추진했다가 위약금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자 마요르카(스페인)와 6개월 계약으로 해외로 다시 떠났다.

마요르카와의 계약 만료에 따라 국내로 돌아온 기성용은 FC서울과 다시 협상 테이블을 펼쳤고, 올해 초와는 달라진 FC서울의 협상 태도에 공감대를 형성한 끝에 11년 만의 친정팀 복귀를 결정했다.

기성용은 이날 회견을 시작하면서 "긴 시간동안 기다려왔다. K리그에 다시 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드디어 돌아오게 되서 행복하고 기대도 많이 된다. 앞으로 준비 잘해서 팬들이 만족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목표다"면서 "그동안 복귀 과정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마음이 편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다음은 기성용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지.

-많은 시간 출전을 하지 못해서 몸 상태에 대해 궁금하다.

▶지난 1년동안은 축구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라운드를 떠나 있던 적이 많았다. 부상이나 이런 부분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지는 않다. 코로나로 인해 스페인에서 치료를 받는데 한계가 있엇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다만 치료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컨디션 회복에 조금 지체됐다. 지금은 필드에서 뛸 정도다. 언제 출전할지는 팀 훈련 합류해봐야 알수 있다. 이 자리에서 확답할 수 없지만 8월 정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8월이 되면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경기장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출전을 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서 경기감각이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많으니 천천히 준비할 생각이다.

-K리그로 복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외국에서 11년을 뛰었다. 마음 속으로는 내가 꿈을 꿨던, 꿈을 이루게 해줬던 K리그로 언젠가는 복귀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지난 1월에 말했듯이 좀 더 건강하고, 팬들에게 경기력 측면에서 자신있을 때 돌아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기를 생각했을 때 지금이 좋다고 생각했다. 항상 나의 마음 속에는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내가 잘 성장해서 돌아왔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바람을 이룰 때가 왔다. 그래서 돌아왔다.

-8월에 이청용과의 '쌍용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어제까지도 청용이와 대화를 했다. 지금 같은 팀에서 뛸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런 얘기를 했다. 같이 좋은 추억 남기고 마무리도 같이 하자고…. 지금은 청용이도 그렇고 상당히 아쉬워 한다. 아직 몸상태가 어떤지 모르지만 '쌍용더비'에 당연히 출전하고 싶다. 청용이와 영국에 있을 때도 상대팀으로 맞대결한 적이 있다. 나에겐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다. 청용이를 다시 적으로 만나게 된다면 기분이 묘할것 같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청용이나 제가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청용이와 같은 팀에서 만나게 된다면 상당히 기분좋은 일이 될 것 같다.

-올해 초 협상이 결렬됐었는데 어떤 반전이 있었나.

▶지난 겨울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나도 사실 협상 과정에서 섭섭한 부분이 있었다. 구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 의견을 좁히는데 간격이 있었다. 이후 스페인으로 갈 때도 고민이 많았다. 6월까지 그냥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까 생각도 했다. 막상 스페인에서 코로나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지금 이 시기에 가족을 데리고 다시 외국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게다가 K리그 복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2차협상에서는 서로가 이해를 하게 됐다. 내가 동기를 갖고 이 팀에서 뛸수 있도록 관계자 등 모든 분들이 이끌어 주셨다. 그때 내가 감정이 상했다는 건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니 지금은 애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팬들도 답답해 하셨고, 나도 본의 아니게 많은 분을 힘들게 한 것이 있어서 앞으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준다면 응원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1차 복귀가 무산될 때 코칭스태프에 대한 섭섭함을 표하기고 했고…, 최용수 감독과 어떤 시너지를 보일 수 있을까.

▶나는 팀을 고르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이팀에 어떤 것을 줄 수 있을까, 경기장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줄 수 있을까'. 금전적인 것보다 그런 것을 추구해왔다. 이런 부분에서 지난 1월에는 약간의 이해관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아직 얼굴을 못봤지만 최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도움을 줄지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화를 다 했다. 내 포지션에 선수가 많다는 것 알고 있고, 그 점에 대해 고민도 했다. 어떻게 도움을 줄까, 어떻게 협력할까를 생각한다. 일단 컨디션을 끌어올린 다음에 기존 선수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특히 주세종은 대표팀에서 같이 뛴 경험이 많아 상당히 기대된다. 박주영 등 잘 아는 선수도 많아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 전북이 선두권이다. K리그 수준이나 울산, 전북을 어떻게 보나.

▶스페인에서 시간이 많아서 K리그를 자주 봤다. 전북, 울산은 워낙 좋은 선수가 많다. 한 단계 다른 차원 플레이를 한다, 포항과 강원, 상주도 마찬가지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플레이가 상당히 유기적이다. 특히 청용이가 입단한 울산의 경우 선수들이 경기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FC서울 경기도 많이 봤다. 조금 더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금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보인다. K리그도 11년이 지나 많이 달라졌겠지만 내 생각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팀이 조금 더 집중한다면 경기력 부분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전북, 울산 두 팀을 제외하고는 FC서울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11년 만의 복귀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FC서울이라는 팀은 항상 스타플레이어가 많았고 항상 우승을 경쟁하는 팀이었다. 아쉬움 있는 건 사실이다. 나뿐 아니라 팬들도 그럴 것이다. 나아가 한국축구를 바라보는 팬들도 FC서울이 좀 더 우승 경쟁하기를 바랄 것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구단인 만큼 모범이 되고 K리그를 이끌어 줄 수 있는 구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돌아왔다고 해서 바로 바뀔 것이라 생각하지 ?榜쨈? 다만 내가 와서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면 분명히 이팀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후반기나 내년부터 좀 더 구단에서 팀을 재정비하고 팀을 경쟁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이라 생각한다.

-계약기간이 1년6개월로 알려졌다가 3년6개월 장기계약을 했다.

▶언론 기사를 통해 이런저런 애기가 많이 나오더라. 확인되지 않은 애기도 많았다. 내가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으니 측,근 관계자를 빌어 얘기들이 많았다. 단기계약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얘기가 오고 간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2년 6개월, 3년 6개월을 두고 협상을 했다. 나도 시간이 필요하다. 팀에 적응하고 팬들에게 보여줄 시간이다. 시간이 긴 게 나에겐 편했다. 또 오랫동안 팬 앞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몇년이 되든 팬들에게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현재 계약기간에 상당히 만족한다.

-앞으로 K리그에서 자주 보게 되고 경기력도 좋아진다면 대표팀 복귀 얘기도 나올 수 있다. 혹시 대표팀 복귀 제안이 온다면?

▶민감한 질문이다. 나의 몸이 다시 정상으로 올라온다면 경쟁력에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지금의 목표는 몸을 만들어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이다. 대표팀은 10년간 경험했지만 부담이 상당히 많은 곳이다. 물론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그만큼 정신적 부담이 크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린 선수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할 때 쉽지 않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기력면에서 좋은 상태이고, 대표팀이 정말 어려워서 혹시 (복귀)그런 얘기 나온다면 고민을 해볼 수는 있지만 지금은 대표팀이 잘 하고 있고 후배들도 잘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대표팀 복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상암=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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