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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우리 팀에 대한 기대가 높고, 그간의 퍼포먼스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반증이다.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9경기에서 단 1패를 기록했을 뿐인데, 여론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그것도 '디펜딩챔피언' '절대 1강' 전북을 상대로 10대11로 치열하게 싸우다 진 것인데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김 단장의 말대로 올 시즌 '김도훈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른다. 전북전을 앞두고 전력은 백중세지만 최근 경기력은 울산이 낫다는 의견도 많았다. 울산의 경기력은 눈부셨다. 8경기(19골) 모두 골맛을 봤고, 4경기에서 3골 이상을 기록했으며, 포항, 성남, 강원, 서울을 상대로 무실점 4연승을 달렸다. 1986년 이후 무려 34년만의 기록, 창단 이후 두 번째 기록이라고 했다. 올해 첫 포항 원정 '동해안더비'에선 역대 최다 골 차인 4대0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고, '득점 1위' 주니오는 8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파괴력을 보여줬다. 월드클래스 이청용과 윤빛가람을 중심으로 한 눈부신 패스워크, 지거나 비기고 있을 때 김도훈 감독이 선보이는 저돌적인 용병술도 호평받았다. 이동경, 비욘 존슨 등 초강력 조커로 경기 흐름을 어김없이 바꿔놓았다. 선제골을 허용한 3경기에서 모두 이기거나 비겼다. 지난해 준우승 후 '영혼까지 끌어모은' 폭풍영입, 와신상담, 환골탈태한 김 감독의 혁신과 도전이 빛을 발했다.
냉정하게 돌아보면 최근 몇 년새 울산이 전북에게 졌다고 이렇게 큰 욕을 먹은 적은 없었다. 9라운드 전북전 '1패' 후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김 단장은 "다 애정이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가 높다는 반증이고 관심이 감사하다. 팀에게도 좋은 약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무패 우승을 목표로 노력했지만, 이런 위기 한 번 겪지 않고 쉽게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제일 아쉬운 것은, 지더라도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명승부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충만한 의욕과 긴장감으로 인해 경기가 뜻하지 않게 흘러간 면이 있다. 올 시즌 울산의 경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재미있는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1강' 전북을 깍듯이 예우하면서도 '기필코 설욕'을 다짐했다. "전북은 역시나 멋진 팀이다. 전북이 있어서 K리그가 아름답다. 그런 멋진 상대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하지만 분위기를 다시 잘 다져서, 다음 번엔 꼭 이기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야구, 축구 등 프로리그 유관중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대세구단' 울산 역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주니오, 이근호, 박주호 등 기존 스타에 올 시즌 이청용, 조현우 윤빛가람, 고명진, 정승현, 김기희 등 국대급 스타들을 폭풍영입한 울산은 '유관중'을 가장 열망하는 구단 중 하나다. 김 단장은 "울산은 태풍이 와도 경기장에 오는 1500명, 비가 와도 경기장에 오는 3000명의 열성 팬이 있다. 하지만 1만~2만 명엔 미치지 못했다. 올해, 충성 팬을 늘어나게 할. 절호의 기회로 기대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단장은 "온라인 예매 시스템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 발열 체크 등 관중 방역 시스템에 대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OK 사인만 떨어지면 당장 이번주라도 안전하게 유관중 정책을 시행할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울산은 '가족 관중' '사회적 거리두기' 니즈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카즈미 캠핑존'까지 마련해 뒀다.
김 단장은 "프로리그 한 경기엔 수많은 영세 상공인들의 생계가 달려 있다. 또 최악의 경우 확진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버스와 지하철, 타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방역과 소독 등을 통해 다시 해결하면 된다"며 적극적인 방역과 안전의식 속에 유관중 정책이 속히 시행되기를 바랐다. "홈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선수들은 더 힘이 날 것이다. 꽉꽉 채워지는 관중수 만큼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도 올라갈 것이다. 전북전, 상심한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잘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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