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관중 고픈 대세구단' 울산,이청용X주니오 굿즈샵에 500여 팬 북적[[無관중有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6-28 17:01


울산 가족팬 강수호(41)-김수미씨(38) 부부가 두 아들 강동주군(11) 강대경군(9)과 함께 울산 현대 용품숍 UH 숍을 찾았다. 윤빛가람 마킹 유니폼과 주니오, 이청용 스페셜 티셔츠를 구입한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울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울산 선수들, 이렇게라도 보고 싶어서 달려왔어요!"

28일 낮 12시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울산 현대-전북 현대전을 앞둔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E 출입구 앞엔 푸른 유니폼을 맞춰입은 울산 팬들이 2m 간격을 유지한 채 긴 줄을 늘어섰다.

울산 구단은 이날 전북전을 앞두고 경기장내에 올 시즌 처음으로 구단 유니폼, 레플리카 및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울산 현대 숍(UH SHOP)'을 열기로 결정했다. 오후 6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선수와 팬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만 숍을 운영하기로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공지했다.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순 없지만, 용품을 통해서라도 선수들을 느끼고픈 팬들이 몰려들었다.


울산 현대 팬들이 2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내에 문을 연 UH SHOP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수하며 그리운 선수들의 유니폼, 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청용 윤빛가람 고명진 정승현 김기희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폭풍영입하고, '원샷원킬' 주니오가 매경기 골을 터뜨리며 무패를 달리고 있는 '대세구단' 울산에게 코로나19가 유독 더 야속한 올 시즌이다. 울산 김광국 대표의 숙원인 매경기 평균관중 1만명은 너끈히 채우고도 남을 경기력과 매력적인 콘텐츠를 준비한 채 팬들을 재회할 날만 고대하고 있다. 울산 구단은 "전북전을 앞두고 홈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울산시 시설관리공단과 논의 끝에 용품숍부터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축구 고픈' 팬들의 호응 역시 상상 이상이었다. 낮 12시부터 4시간 동안 무려 500여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친구, 연인은 물론 주말 오후 나들이차 나온 유모차 부대, 가족 팬들이 유독 많았다. 발열검사, 손소독 후 숍에 들어선 팬들은 울산 구단이 특별히 마련한 '이청용, 주니오 스페셜 굿즈'에 열광했다. 좋아하는 선수의 2020시즌 레플리카에 이름을 마킹하며 '집관(집에서 관전)'의 아쉬움을 달랬다.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UH SHOP에서 마주친 반가운 울산 현대 모녀팬. 어머니 고숙진씨는 원두재 유니폼을, 딸 이소윤양은 이상헌 유니폼을 마킹한 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어머니 고숙진씨(40)와 함께 UH숍을 찾은 중학생 이소윤양(15)은 "이상헌 선수의 팬"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어머니 고씨는 방금 구입한 원두재의 마킹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딸과 함께 거실 1열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레플리카도 구입하고 마킹도 했다"며 웃었다. "올해 울산은 완전 '우승각'이다. 선수들을 직접 만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 두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수미씨(38)는 "온 가족이 울산 팬이다. 구단 SNS 공지를 보고 경기 보러 가는 마음으로 들떠서 왔다. 매일 집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원두재의 이름을 등에 새긴 채 주니오 티셔츠를 구입한 큰아들 동주군은 "두 선수 다 너무 좋아요! 올해는 울산이 우승할 거예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경기장도 선수들도 너무 그리운데 구단에서 이런 행사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위안이 된다. 집에 가서 아이들과 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볼 것"이라고 했다. 아들 동주군의 "원두재 선수, 다치지 말고! 파이팅하세요!" 힘찬 응원에 어머니 김씨가 "김도훈 감독님, 올해 교체타이밍도 전술도 정말 최고예요. 꼭 우승하세요!"라고 화답했다.



원조 울산 현대 팬 이동길(43) 임영규씨(40)가 이청용, 박주호 마킹 유니폼을 구입한 후 엄지를 번쩍 들어올려 울산의 우승을 응원했다.
1992년 초등학교 시절부터 울산을 줄곧 응원해왔다는 '찐팬' 임영규씨(40)는 "작년 12월 1일 포항에 1대4로 지고 나서 많이 울었다. 올해는 시즌권을 사놓고도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는데, 오늘 이런 행사가 있다고 해서 아는 형, 동료들과 함께 왔다"고 했다. '울산 레전드' 유상철, 김현석 감독의 오랜 팬이라는 임씨는 "공설운동장 시절부터 똑같은 마음으로 매년 울산의 우승을 염원해왔다. 작년보다 전력적으로 더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2005년 이후 울산이 우승을 못했는데 올해는 꼭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기축구회에서 줄곧 6번"이라는 임씨는 6번 박주호의 유니폼을 들고 활짝 웃었다.


울산 현대 홍보마케팅팀 머천다이징(MD) 담당 성하원 사원에 따르면 이날 선수 유니폼만 150벌 이상 팔려나갔다. 울산 팬이 사랑하는 '강철풀백' 김태환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팔렸고, 주니오, 이청용이 뒤를 이었다. 500여 명의 팬들이 몰려들며 2000만원 가까운 기대 이상의 매출을 찍었다. 가족 팬들은 오랜만에 다시 찾은 경기장 밖에 돗자리를 펼친 채 아이들과 공을 차고 산책을 하며 좀처럼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축구 고픈' 팬들과 '관중 고픈' 울산의 허기가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 발표에 따라 5월 개막 후 무관중 경기를 이어온 야구, 축구 등 프로 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이 곧 허용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방역 당국과 협의를 거쳐 관중 허용 규모 및 경기 일시 등 세부계획을 내주 확정하고, 경기장에서 코로나19 확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스포츠 단체들과 함께 관중 입장에 따른 철저한 방역계획을 수립·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김민재, 진짜 유럽 가? 새 에이전트 구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