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와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동해안 더비'. 올해는 더 뜨겁다.
첫번째 장이 열린다. 6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질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가 그 무대다. 울산 현대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2승2무(승점 8점)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2위다. 포항은 2승1무1패(승점 7점)로 4위. 이번 맞대결은 더욱 관심을 모은다. 지난 시즌 마지막 '동해안 더비'는 수많은 스토리를 탄생시켰다. 절대적으로 우승 확률이 높았던 울산. 하지만 포항에 1대4로 대패하면서, 우승컵은 전북의 품으로 떠났다. 이후, 첫 조우. 과연 어떻게 될까. 담당기자들이 각각 울산과 포항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며 '전초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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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 6개월만의 리턴매치를 별러온 울산 현대의 가장 큰 힘은 명치끝부터 끓어오르는 '복수심'이다. 울산에게 '12월 1일'은 달력에서 지우고 싶은 날이다.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최종전에서 포항에 분패하며,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오죽하면 '울산이 우승하려면 포항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우스개까지 나왔을까. K리그 팬들에겐 한낱 '꿀잼' 스토리지만, 울산에겐 입에 담기도 싫은 징크스이자 트라우마다. '캡틴' 신진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기는 수밖엔 없다.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며 필승 결의를 다졌다.
개막 후 2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며 2연승, K리그1 우승후보의 자격을 증명한 울산은 이후 승격팀 부산, 광주전에서 2무를 기록했다. '승리에 굶주린 호랑이 군단'은 동해안더비를 반등의 모멘텀으로 삼을 참이다. 포항 징크스를 넘지 못하면 우승도 없다. 김도훈 감독이 내세운 단어 역시 "투쟁심"이다. 겨우내 칩거하며 패인을 곱씹었다. 김인성 김태환 등 빠르고 강한 울산 투사들도 와신상담하며 이날을 기다렸다. 이청용 윤빛가람 등 그날의 아픔을 겪지 않은 '월드클래스' 베테랑들은 '담담하게' 중심을 잡을 것이다.
울산은 지난해 포항에 1승3패했다. 전적은 열세지만 무득점은 없었다. 2018년 포항전마다 골맛을 봤지만 2019년 첫 3번의 맞대결에서 포항 수비진에 막혔던 주니오도 4번째 맞대결에선 포항 골망을 뚫어냈다. 올 시즌 주니오도, 울산 공격라인도 한층 강해졌다. 김기동 감독이 작년에 상대한 울산과는 전혀 다른 팀이다. 선제골을 내줘도 뒤집어버린다. 분위기를 타면 3~4골 몰아칠 힘이 있다. 강팀의 조건을 모두 가졌다. "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불투이스 정승현 등 수비라인도 최근 3경기 선실점 후 마음을 다잡았다. 일류첸코를 지구끝까지 쫓아갈 기세다. 포항의 클린시트는 올 시즌 1번뿐이다. 홈 이점이 크지 않은 '무관중 원정' 역시 울산에게 유리하다. 강한 전력에 더 강한 투쟁심을 장착했다. 90분 휘슬 직후 "잘 있어요~"를 목청껏 부르며 귀환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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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시기에 잘 만났다.
일단, 시원하게 인정할 건 인정한다. 울산의 객관적 전력, 인정한다. 백업 요원들도 국가대표급으로 깔아놓았다. 하지만, 실제 따져보면 포항이 불리한 건 별로 없다.
올 시즌 포항의 5월은 위기였다. 백업이 부족한 상황에서 팀의 핵심인 심상민 김용환 허용준이 모두 상무에 입대했다. 때문에 지난 인천전(5월 31일)은 고비였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은 범상치 않은 지도자다. 스리백으로 포메이션을 과감히 변화시켰다. 벤치에서 주전을 호시탐탐 노리던 심동운을 윙으로 사용하면서 기존 사이드 공격 강점을 극대화했다. 스리백을 쓰면서 수비는 더욱 안정감을 되찾았다. 위기가 완벽하게 기회로 돌아온 케이스다. 4대1, 인천을 눌렀다. 제대로 터지지 않던 공격까지 폭발하면서 분위기는 최고다. 여기에 포백과 스리백을 동시에 쓸 수 있는 폭넓은 전술적 옵션도 마련했다. 울산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울산을 맞이한다.
울산을 보자. 무패 행진이지만 '빛 좋은 개살구'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상주를 4대0으로 대파, 이후 수원에게 3대2로 고전 끝에 승리. 상대적 전력이 떨어지는 부산, 광주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력 사이클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선수 면면, 그리고 포지션별 경쟁력은 최상급이지만, 2가지 의문이 든다. 진짜, 팀의 전력을 극대화하고 있는 게 맞나. 김도훈 감독이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울산은 수비에 초점을 맞춘 소극적 경기운영으로 잡을 경기를 놓치면서 우승컵을 끝내 들어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반대로 공격력을 극대화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수비가 허술하다. 그 결과가 최근 2경기 무승부다. 공수 밸런스에 관해 울산은 현 시점에서 혼란스럽다는 평가가 정확하다. 반면 포항의 수비력은 여전히 견고하다. 큰 경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변수다.
포항이 떨어지는 것은 객관적 전력 뿐이다. 심리적 우위, 전술의 다양함, 그리고 객관적 전력의 극대화. 여기에 '동해안 더비'라는 라이벌 변수가 묘하게 걸쳐 있다. 명확한 결론까지 굳이 언급할 필요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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