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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해 7월이었다.
순항하던 올 시즌 5월,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주전 좌우풀백 심상민 김용환이 한꺼번에 팀을 떠났다. 좌우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포항은 뒤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심상민 김용환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시즌 중 상주행은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이른 입대에 김 감독은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김상원 권완규 등이 있지만, 공수는 물론 빌드업까지 가능한 심상민 김용환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안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2경기 무승, 그리고 군입대로 인한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라는 악재 속 포항은 5월 31일 인천에 4대1 대승을 거뒀다.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귀중한 승리였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 감독은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포항에서 현역 마침표를 찍은 김 감독은 U-23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올림픽, 포항까지 코치로만 6년의 세월을 보냈다.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2-0으로 이기다 2대3으로 역전패를 해보기도 하고, 강등권까지 갔다가 살아남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강원전에서는 4-0으로 앞서다 4대5로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내가 아무리 기록의 사나이라지만, 별 경험을 다해봤다"고 웃을 정도.
다시 전열을 정비한 포항은 올 시즌 목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누구보다 현실적이지만, 누구보다 냉정하고, 누구보다 영리한 '승부사' 김기동 감독이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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