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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사건 왜 문제가 됐나, 西 '이상한 인형'- FC서울 "변명여지 없는 불찰"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5-18 10:07


사진제공=FC서울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FC서울이 관중석에 이상한 인형을 배치했다.'

흥행가도를 달리던 K리그에 때 아닌 악재가 발생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홈개막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 역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무관중으로 펼쳐졌다. 구단은 무관중 경기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편파중계', '카드섹션', '마네킹 응원'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문제는 이 '마네킹 응원'에 있었다. 서울이 준비한 마네킹은 사람과 매우 비슷한 외형을 비롯해 체격과 질감이 정교했다. 구단 관계자는 "실제로 만져보면 인간처럼 무게감이 있다. 촉감도 사람 피부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마네킹을 공급한 '달콤이'는 정밀 인형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유명인사의 피규어나 역사 재현 장면에 동원되는 인물 인형 등을 제작하는 곳이다.

하지만 하프타임 즈음 온라인을 통해 팬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서울이 설치한 마네킹이 성인용 인형, 이른바 '리얼돌'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의심은 빠르게 번져나갔다. 특히 일부 마네킹이 든 플래카드에 성인용품 취급 업체 및 성인 BJ의 이름이 게재돼 있었다.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장 3절 19조 1항에 따르면 구단은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문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마케팅규정에 따라 해당 구단에 500만원 이하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 장면은 중계 방송을 타고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K리그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가장 먼저 킥오프했다. 전세계에서 K리그를 지켜 보고 관심을 갖는 상황. 영국 언론 사커바이블은 '서울이 관중석이 이상한 인형을 배치했다'며 마네킹 사진을 보도했다. 또 다른 영국 언론 기브미스포츠는 '서울은 관중석에 실물 크기의 여성 인형을 설치했다. 이들은 2m 간격을 두고 떨어져 앉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지켰다. 하지만 많은 팬은 성인용품 공급 회사가 서울에 인형을 제공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서울은 긴급 진화에 나섰다. 경기 뒤 별도의 브리핑 시간을 갖고 상황을 해명했다. 또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날 설치된 마네킹들은 기존 마네킹과는 달리 재질 등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시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들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습니다. 다만 '달콤'이라는 회사에서 BJ를 관리하는 '소로스'라는 업체에 기납품했던 마네킹을 되돌려받고 돌려받은 제품들을 이날 경기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성인제품과 관련이 있는 '소로스'의 이름과 이들이 관리하는 특정 BJ 이름이 들어간 응원문구가 노출됐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희 담당자들이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습니다. 이점은 변명없이 저희의 불찰입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서울은 향후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다양한 진단과 검토를 거친 후 어떤 대책을 세울지 고민할 예정이다. 재발 방지 노력도 약속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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