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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K리그2(2부리그)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승격 전문가' 남기일 감독을 데려왔다. 남 감독은 광주와 성남에서 승격을 맛본 차세대 명장이다. 지난 시즌 충격의 강등을 당한 제주의 모기업 수뇌부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 남 감독 영입을 직접 지시했다. 남 감독의 연봉은 5억원 이상으로 K리그 최고 수준이다.
최고의 스쿼드에, 승격 전문가까지 더한 제주는 의심할 여지 없는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일단은 기대 이하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다. 이랜드전에서도 막판 VAR(비디오판독)이 아니었다면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다. 상대의 예상된 밀집수비에 고전하는 빛이 역력하다. 남 감독은 이랜드전에서는 스리백, 전남전은 포백 등 다양한 전술과 주민규와 정조국을 바꾸는 등 선수 교체로 변화를 주고 있지만, 통하지 않고 있다.
'절대 1강'으로 불리는 제주 지휘봉을 잡은 남 감독은 이전과는 180도 다른 과제를 받았다. 이제는 뚫어야 살 수 있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2경기에서 한 골에 그쳤다. 그마저도 페널티킥이었다. 사실 K리그2는 같은 밀집수비라도 성격이 조금 다르다. K리그1이 더 조직적이라면,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K리그2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다. 때문에 이를 부수기 위해서는 특출난 에이스의 존재가 필요하다. 바로 외국인 스트라이커다. 지난 몇년간 K리그2는 절대적인 활약을 펼친 외국인 공격수의 유무에 따라 승격이 결정됐다. 아드리아노의 대전이, 말컹의 경남이, 지난 시즌 펠리페의 광주가 그랬다. 부산, 수원FC 등 국내 선수들의 능력이 좋은 팀들이 승격후보로 지목됐지만, 에이스 부재 속 고배를 마셨다.
지금 제주가 그렇다. 전체적인 전력은 최강이지만, 방점을 찍어줄 선수가 보이지 않다. 이랜드전, 전남전도 마무리만 잘 됐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경기였다. 물론 정조국 주민규는 K리그 최고 수준의 스트라이커지만, 앞서 언급한데로 K리그2는 다르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능력을 가진 외국인 공격수가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무대다. 발렌티노스, 에델, 아길라르로 외국인 쿼터를 채운 것이 다소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K리그1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지만, 아쉽게도 K리그2 성향에 맞는 공격수가 없다.
때문에 남은 아시아 쿼터 자리를 잘 활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결국 골이다. 골이 터질 경우, 제주의 막강 전력이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남 감독식 축구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제주의 특급 미드필드진의 패스를 마무리할 외국인 공격수를 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경기를 치른 제주의 과제는 명확해졌다. 밀집 수비를 못 뚫으면 승격도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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