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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1년만에 '블루드래곤' 이청용(32)이 K리그로 돌아왔다. 새로운 둥지는 알려진대로 울산 현대다.
이청용의 가세로 울산은 우승 도전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단 1골이 모자라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울산은 겨우내 폭풍 영입에 나섰다. 조현우 윤빛가람 고명진 정승현 원두재 김기희 등 전현직 국가대표에, 네덜란드 리그 득점 2위 출신의 비욘 존슨을 영입했다. 하지만 가장 큰 고민이었던 'MVP' 김보경(전북)의 공백은 메우지 못했다. 김보경은 측면의 속도를 강조하는 김도훈식 축구의 시작이자 마침표였다. 좌우 윙어, 윙백들의 템포를 올려주는 패스를 공급함과 동시에, 직접 마무리까지 했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 13득점-9도움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고명진과 윤빛가람을 데려왔지만, 둘은 2선 보다는 3선에 어울리는 자원이다. 지난 시즌 김보경과 함께 울산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믹스의 대체자에 가깝다.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지만, 등을 지는 플레이가 약해 한계가 있다. 고명진과 윤빛가람은 밑에서 볼을 잡고 올라와 플레이할때 훨씬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지난 시즌 김보경처럼 2선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자원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동경 이상헌 등 젊은 자원들이 있었지만 김보경의 무게감에 비해서는 약했다.
결국 울산은 이청용에 올인했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이청용이 더해지며 울산은 흠잡을데 없는 전력을 완성했다. 이청용의 가장 큰 장점은 창의적인 플레이다.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과거 역동적인 돌파력은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한방이 있다. 감각적인 패스는 물론, 섬세한 돌파까지 갖췄다. 울산에 딱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에 2선 어디서든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함까지 있다. 좌우 측면에서 주로 뛰었던 이청용은 보훔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했다. 이청용의 가세로 김 감독은 많은 옵션을 손에 넣게 됐다. 초반 필승카드로 꺼낸 3-4-3은 물론, 지난 시즌 플랜A였던 4-3-3, 4-2-3-1로의 회귀도 가능해졌다.
울산은 2선의 창의성이라는 마지막 고민까지 해소하며, 우승 레이스의 가장 큰 라이벌인 전북 이상의 전력을 구축했다. 전체적인 이름값에서는 전북이 앞서지만, 밸런스면에서는 오히려 울산이 나아보인다. 전북은 중앙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 등을 데려오는데 집중하며, 측면과 3선 쪽에 약점을 갖고 있다. 반면 울산은 좋은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고르게 배치되며, 훨씬 안정감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이제 이 황금의 멤버를 하나로 묶을 김 감독의 용병술만 더해진다면, 2005년 이후 15년만의 우승도 더이상 꿈은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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