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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최신기종' 배기종 "은퇴는 1부에서 하고 싶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2-18 09:58



[남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해보지 못한 축구라 저도 기대가 커요."

'최신기종' 배기종(37·경남)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이다. K리그에서는 이동국(41·전북) 곽태휘(39·경남)에 이어 세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런 그에게도 올 시즌 시작될 '설기현표 축구'는 낯설다. 올 시즌 경남의 지휘봉을 잡은 설기현 감독은 유럽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축구를 경남에 입히고 있다. 17일 경남 남해 전지훈련에서 만난 배기종은 "프로생활 하면서 가장 파격적인 도전이 될 것 같다. 이런 축구를 처음해본다. 나도 기대가 많이 된다"고 웃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새로움의 연속이다. 배기종은 "훈련량도 많지 않다.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춘다. 전술훈련에 이토록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도 처음이다. 안했던 걸 해보니까 재미도 있고, 긴장도 된다. 한편으로는 체력 훈련을 예년에 비해 안해봐서, 이렇게만 하면 될까 싶기도 하다, 경기 외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자율을 주시고, 여러모로 다 해보지 않은 스타일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배기종은 '설기현식 축구'에 대한 힌트를 줬다. 그는 "재밌고 공격적인 축구가 포인트다. 지난 시즌 강원, 그리고 지난 전북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요코하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미묘하게 다르다. 여기에 또 설기현식 스타일이 묻어져 있다"고 했다. 배기종은 "감독님이 확실히 축구적으로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 항상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회의하고 선수들하고 미팅을 한다. 쉬는 시간에도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시고, 자신의 축구에 대한 자신감도 대단하시다"고 했다.

배기종은 설 감독과 광운대 선후배 사이다. 배기종은 "감독님이 5년 선배다. 광운대의 전설이셨다. 항상 대학때 감독님께서 설 감독이 자기 관리 잘했다는 칭찬을 자주하셨다. 나 1학년때 2002년 월드컵 끝나고 숙소로 인사 오셨는데 그때 용돈도 받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인지 확실히 형 같다. 설 감독님 같은 감독은 처음 만나본다. 그동안 나이차가 많이 나는 감독과 했는데, 젊은 마인드를 가진 분과 처음 함께하니 어색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다"고 했다.

배기종은 경남에서 승격도, 준우승도, 강등도 모두 경험했다. 지난 시즌 유독 마음 고생이 심했던 그다. 은퇴까지 생각했다. 배기종은 "지난 시즌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행히 빠르게 추스렸다. 팀도 더 좋아졌고,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의욕적이다보니 선수들도 분위기가 좋아졌다.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승격 당시의 경험을 떠올린 배기종은 "승격할때를 보면 확실히 팀이 조직적으로 하나가 됐던 것 같다. 많이 뛰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금 전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냉정하게 100%는 아니다. 지금 나오는 문제점을 잘 수정하고, 실전에서 승리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흐름을 타야 한다"고 했다.

여전한 기량을 갖고 있는 배기종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질 생각이 없다. 그는 "감독님이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객관적으로 판단을 한다. 경기장에서 전술적으로 100%를 수행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신다. 작년만큼은 아닐수도 있지만 열심히 한 만큼 기회를 받을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배기종은 마지막으로 조용히 올 시즌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이제 언제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조금이라도 경쟁력이 있다면 최대한 뛰고 싶다. 그리고 그 마지막 무대는 2부가 아닌 1부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올 시즌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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