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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돌아와줘서 고마워, 승현"
복귀전 소감도 역시 "집으로 돌아온 기분, 고향에 온 기분"이었다. 정승현은 "경기 전에 관중석의 플래카드를 봤다. 울산 떠나기 전 '꼭 집으로 잘 찾아오라'고 플래카드를 해주셨다. 그때와 똑같은 필체, 똑같은 색깔의 플래카드를 보는 순간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선수로서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 제가 유스 출신이고, 잘 돌아온 것도 있겠지만, 절대로 당연한 일이 아니다. 3년만에 돌아와 이렇게 선수로서 챙김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특별하게 맞아주신 울산 팬들과 구단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앞으로 이 팀을 위해 더 헌신하고 이 팀을 위해 더 열심히, 더 잘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울산 김도훈 감독이 처음 빼든 스리백 카드, 베테랑 윤영선과 불투이스가 잔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승현은 원두재(23) 김민덕(24) 등 후배들과 함께 도쿄의 브라질 최강 스리톱 라인에 맞섰다. 2018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 J리그 가시마에서 3시즌을 보낸 정승현은 이들의 면면을 꿰뚫고 있었다. 동료들과 '상대 정보'를 낱낱이 공유했다. 정승현은 "FC도쿄 스리톱은 J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톱클래스 선수들"이라고 소개했다. "FC도쿄는 지난 시즌 굉장히 잘했다. 20번 레안드로는 가시마에서 2년간 함께 있었던 선수다. 가진 능력이 엄청나다. 선제골을 넣은 올리베이라, 자책골을 넣은 아다일톤도 리그에서 여러 번 맞붙어 잘 아는 선수였다"고 했다. "경기 이틀 전 스리백이 결정됐다. 실전을 뛰어본 적이 없어 셋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상대 역습이 좋으니 미리 끊자, 파울을 영리하게 잘하자 등등…."
울산을 떠나기 전과 후, 전력적으로 달라진 점을 묻자 "울산은 가기 전보다 강해졌다. 우승 멤버가 갖춰졌다"고 단언했다. "울산이 투자를 많이 하면서 팀이 좋아지고, K리그가 발전하고 있다. 고맙고 뿌듯하다. 투자를 잘해주는 현대중공업에 감사드린다"는 프로다운 답변을 내놨다.
정승현의 컴백으로 울산은 윤영선, 불투이스와 함께 자타공인 리그 최강 센터백 라인을 구축했다. 정승현은 수비라인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드러냈다. "(윤)영선이형과 불투이스는 정말 최고다. 영선이형은 안정적이고 실수가 없다. '최강 피지컬' 불투이스는 영리하고 열정적이다. 빌드업, 킥도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보다 앞서는 본인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쳤다. "'없다'고 써달라"고 했다. "진심이다. 수비수로서의 철학은 절대 실수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 두 선수들의 장점을 배우고 모두 빼먹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29일 오후 4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FC서울과의 개막전, 리그 복귀전을 결연한 각오로 준비중이다. "매경기가 중요하지만 특히 홈팬들 앞에서 첫 경기는 꼭 이길 것이다. 골키퍼 (조)현우형과 줄곧 '무실점 승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로 선수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작년 준우승의 분한 마음을 올시즌 모조리 쏟아붓고 반드시 승부를 본다는 생각으로 싸울 것이다. 분명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다 이겨야 한다. 무실점으로 승리해야 한다.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엔 없다"며 승부욕을 활활 불태웠다. "리그, ACL 우승이 목표다. 4강, 8강, 16강은 의미 없다"던 '뼛속까지 투사' 정승현이 돌아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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